[보건·의료 전문변호사 23명 긴급설문]
"의료법인 목적사업에 해당 안돼
출자허용하면 의료법 유명무실"
을지병원의 보도채널 출자를 둘러싼 위법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보건·의료분야 전문변호사 대다수가 "비영리 의료법인의 영리법인 출자는 명백한 위법"이란 의견을 내놨다.
비영리법인 을지병원은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가칭)에 30억원(총지분의 4.959%)을 출자키로 해 의료법인의 영리기업 출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법무법인 등에서 활동 중인 보건·의료 전문변호사 23명을 상대로 전화 또는 서면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92%(21명)가 위법하거나 위법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15명은 을지병원이 방송에 출자한 것은 의료법 위반으로 설립허가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6명은 위법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을지병원의 보도채널 출자를 허용하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의료법상 비영리 의료법인이 부대사업 외에 영리목적의 투자를 할 수 있는지 △연합뉴스TV에 을지병원이 출자한 게 합법한지 △'을지병원 출자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 합당한지 여부 등 3가지 주요 쟁점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
'을지병원 출자가 합법적'이란 의견을 낸 변호사는 단 2명으로, 비영리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을 규정한 의료법 제49조는 의료법인이 설립한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범위를 제한하는 것으로 의료법인 자체의 부대사업범위를 제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을지병원의 보도채널 출자를 무조건 제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위법하다'는 의견을 낸 변호사들은 "보도채널에 대한 을지병원의 출자행위는 의료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연합뉴스는 주주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어떤 법적 근거로 합법이라고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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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들은 또 "을지병원은 비영리 의료법인으로 의료법 49조와 51조에 따라 병원식당과 매점 같은 의료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불가피한 7가지 부대사업을 제외한 다른 영리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에 보도채널 출자가 허용된다면 의료법에서 규정한 영리행위 금지조항 등 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을지병원의 보도채널 출자는 기본적으로 영리 추구와 관계가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의료법인 설립 정관에는 목적사업이 정해져 있는데 주식취득 행위는 목적사업에 포함되지 않고 보도채널 주식을 취득하려면 정관을 변경해 목적사업에 방송사업을 포함시켜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을지병원의 경우 정관을 변경한 적도 없고 정관을 변경해 시·도지사가 위임한 서울 중구청의 허가를 받은 적도 없다"며 "보건복지부가 세심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상당수 변호사가 을지병원의 보도채널 출자행위가 위법한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자 선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익성이 가장 우선시돼야 할 보도채널의 경우 지분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공익방송 자격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