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진실공방.."허락받았다" vs "질의없었다"

을지병원 진실공방.."허락받았다" vs "질의없었다"

최은미 기자
2011.01.04 17:16

복지부도 "규제조항 없다"에서 "법률검토하겠다"로 미묘한 입장변화

의료법인 을지병원이 방송사업 투자와 관련, 보건복지부로부터 "투자해도 좋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복지부는 "그런 유권해석을 해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을지재단 측은 지난 3일 "출자 전 보건복지부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해 구두로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보도가 나간 4일 보건복지부 측은 "사전에 어떤 질의도 없었다"며 "을지병원 쪽에도 확인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이같은 입장을 보이자 을지재단 측은 "연합뉴스TV가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복지부에 확인하지 않았겠느냐"고 입장을 바꿨다가 "변호사로부터 법률검토를 받았다"고 다시한번 입장을 바꿨다.

을지병원의 관할관청인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논란이 되고 나서 병원 측에 문의한 결과 변호사로부터 법률검토를 마쳤다고 들었다"며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 추진하게 됐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중구 보건소측은 의료법인은 재산 운용에 대해 보건소측에 보고를 해야할 의무가 있는데도 사전에 어떤 질의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방통위 발표 후 투자사실을 알았다"며 "실사를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입장도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3일 "의료법인이 영리기업에 투자한다해도 제약을 가할 의료법상 법적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의료법인에는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이 있는데 기본재산 변동은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보통재산의 경우 정기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듯 주식에 투자할 경우 위험성이 크니까 자제하라고 권고할 순 있지만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상업 보도채널의 2대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자산운용차원의 주식투자'가 아니라 영리사업에 대한 '출자'이며 이는 보통재산을 통해서건 기본재산을 통해서건 할 수 없는 위법행위라는 게 법조계의 공감대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도 고민에 빠졌다.

을지병원이 신설 영리기업에 2대주주로 참여한 것을 허용할 경우 의료법인들의 영리행위를 허용해주는 물꼬를 공식적으로 터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4일 오후 "관련 의료법 규정에 대해 법률검토를 받아볼 계획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연합뉴스TV를 보도채널 사업자로 선정한 후 주주명부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 을지병원이 보도채널 연합뉴스TV에 4.959% 출자키로 했고, 을지병원의 관계재단인 을지학원도 9.917% 출자한 것이 밝혀졌다.

을지병원 등 을지재단은 이같은 출자를 통해 신설 영리법인인 연합뉴스TV의 지분 14.876%를 취득, 2대주주 자격을 얻어 사실상 방송사업에 진출했다.

의료법 시행령 제20조(의료법인 등의 사명)에 따르면 의료법인과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의료업(의료법인이 행사는 부대사업 포함)을 할 때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

의료사업 외에 병원 내 부대시설(주차장, 장례식장, 음식점, 편의점, 노인복지시설)과 관련된 사업은 할 수 있으나, 이 외의 사업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에는 의료법 제51조에 따라 의료법인의 설립허가를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