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복지부 "을지병원 방송 허용해줬다간.."

진퇴양난 복지부 "을지병원 방송 허용해줬다간.."

김명룡 기자
2011.01.04 19:22

비영리법인 개인병원 절세 창구로 전락할수도…

↑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을지병원.
↑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을지병원.

"앞으로는 개인(사업자) 병원을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한 다음 특수 관계에 있는 영리법인에 출자하는 방법으로 이익금을 회수하면 되겠네요. 그렇게 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생길 수 있는 거죠."

비영리법인인 을지병원이 영리법인인 연합TV의 주요주주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은 한 개인병원 원장의 말이다.

을지병원의 연합TV 출자를 인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엄격하게 금지해 온 비영리법인의 영리법인 투자를 열어주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비영리법인이 개인병원의 절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영리법인에 출연하는 재산은 상속·증여세가 면제되고 고유 목적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재화·용역 공급은 부가가치세도 면세된다. 또 수익사업에 대한 세율은 비영리병원에 대해 법인세율 22%, 개인사업자의 경우 최고 소득세율 38.5%를 적용받게 된다.

비영리법인이 특정 재단의 소유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공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서 여러 가지 세금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신 비영리법인은 자본 유출입 등을 규제받는다. 투자를 받거나 배당을 하는 데 제약이 많다. 특히 의료업(부대사업 포함)을 할 때 공중위생에 이바지해야 하며,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의료법시행령 제20조 의료법인 등의 사명에 관한 규정). 세금혜택을 주는 대신 공공적인 목적에 맞게 법인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을지병원은 이런 룰을 깨고 영리법인에 투자했다. 이게 허용되면 앞으로 개인병원 사업자들이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병원을 경영하는 한 의사는 "네트워크 소속 병원을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한 후 자회사로 영리법인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며 "이 경우 의료사업은 비영리법인에서 하고 실질적인 이익은 영리법인에서 취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세금혜택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이 비영리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비영리법인의 경우 이익금 환수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이익금을 거둬들일 길을 터준다면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은 사실상 개인소유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복지부가 을지병원의 연합TV투자를 허용할 경우 의료법인의 주식 투자 허용을 공식화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의료법인이 제약회사나 의료기기회사, 의약품 도매상 등 이해관계 업종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병원이 제약회사나 의료기기회사 지분을 갖고 이익을 취할 경우 해당 업체 제품만 차별적으로 구매하는 불공정 거래까지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명룡 기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