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일자리 대폭 확대하겠다"

"변호사 일자리 대폭 확대하겠다"

김성현,김훈남 기자
2011.01.15 10:00

[법조계 고수를 찾아서]대한변협 차기 회장 후보 하창우 변호사

↑하창우 변호사 ⓒ임성균 기자
↑하창우 변호사 ⓒ임성균 기자

"국회 법무보좌관제, 정부 지방자치단체 법무담당관제를 신설해 변호사 일자리를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하창우(57·사법연수원 15기·사진) 변호사의 제1공약은 변호사들의 고용 창출이다.

2012년이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첫 수료생이 배출되는데다 법률시장 개방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수원 수료 직후부터 개인 변호사로 활동해온 순수 재야출신 변호사다. 전체 변호사 중 80%에 이르는 개인 변호사들의 고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하 변호사는 지난 14년 동안 대한변협과 서울변호사협회에서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다. 변협 공보이사를 거쳐 2007~2009년 서울변호사협회장 시절에는 법관 평가제를 처음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변호사 업계의 당면 과제와 사법민주화를 위해 법조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주요 공약사항을 들어봤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변호사 업계에는 현재 중대 3대 현안이 있다. 법률시장 개방과 로스쿨, 소송 대리권 문제다. 하지만 변호사 업계는 지난 2년 동안 허송세월했다. 시급한 현안을 제쳐두고 선거 직선제냐, 간선제냐 하는 문제에만 골몰했다. 불만이 팽배해있다. 이대로 있으면 변호사들의 위상과 명예가 크게 저하될 것 같아 출마했다. 변호사의 생존권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선거는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누구냐에 대한 선택이다.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대표성 문제다. 연수원 30기부터 39기까지가 전체 변호사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변협은 이제까지 대다수 젊은 변호사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차기 회장은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정책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 회장이 필요하다. 14년 동안 변협과 서울변회에서 회무 경력을 쌓았다. 따라서 업무 착수 다음날부터 집행이 바로 가능하다. 검증이 됐다는 얘기다.

ⓒ임성균 기자
ⓒ임성균 기자

-구체적인 성과는?

▶가장 의미가 큰 것은 법관평가제 도입이다. 꼬박 10년을 기획하고 2년을 준비해 이뤄낸 일이다. 변호사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법관평가제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기득권에 진 빚이 없기 때문이다.

-변협은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대국민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

▶국민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변협이 언론과 변호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 편에서 유익한 제도를 만들겠다. 변호사가 필요할 때 바로 찾을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국민들에게 제공하겠다.

-젊은 변호사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는데, 구체적인 복안은?

▶변호사들이 변호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체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를 보면 각 부처 내 법무담당관이 모두 변호사들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에 법률 전문가가 거의 없다. 법무담당관 제도를 도입하겠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인 만큼 당연히 법률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회에는 변호사 출신 보좌관이 없다. 법무보좌관을 만들겠다. 기업의 경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는 3000여명의 변호사가 있다. 반면 우리 대기업의 경우 최대 100명 정도이다. 기업이 법률전문가 채용을 늘리도록 길을 열어보겠다. 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법률 전문가를 늘려야한다.

-첫 로스쿨 수료생들이 2012년 배출된다. 일자리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텐데?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 정책이 변호사를 대량 배출하는 정책이라는 데 있다. 그 산파역할을 맡고 있는 게 로스쿨이다. 로스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수료생 배출 이후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정부와 국회, 학회 모두 대량 배출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비싼 등록금 내고 어렵게 공부했는데 정작 변호사가 되고 보니 일할 터전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심판 사건에 변호사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대법원에도 변호사 강제주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법률시장 개방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국내 변호사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나?

▶법률시장 개방의 근본 성격을 알아야 한다. 외국 거대인력과 자본이 들어올 경우 우리 법률시장이 초토화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 로펌의 불공정 행위를 엄정하게 감시해야 한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외국 변호사 중에는 양질의 변호사가 아닌 경우도 많을 것이다. 외국 로펌이 우리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전에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외국 변호사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손해담보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임성균 기자
ⓒ임성균 기자

-주로 개인 변호사 일해왔는데 소신에 따른 선택인가?

▶연수원 수료 이후 처음 5년 동안 고용 변호사로 일했다. 법정에 가면 판·검사 출신 전관들이 허다했다. 전관예우였다. 반면 일반 변호사들은 판사에게 꼼짝도 하지 못한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문화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해서 만든 게 법관 평가제다. 내가 판사 출신이었거나 대형 로펌에 있었다면 법관평가제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전체 변호사 중 20% 정도다. 반면 개인이나 중소 로펌 변호사가 80%다. 평가제를 도입할 때 법원의 압력이 심했다. 그만큼 부담감도 컸지만 대다수 변호사들의 이익을 위해 시행했다.

-변협이 법조계 문화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건국 이후 60여년 동안 경제·사회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사법부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기득권의 틀을 깨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에게 복지를 제공할 수 있다. 사법기득권 타파에 앞장서겠다. 차기 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이 모두 바뀐다. 총선과 대선도 있다. 법조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번이 법조계가 쇄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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