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의 최정예 특수수사팀인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와 특수2부(한동영 부장검사) 수사관 수십명을 8일 새벽 SK그룹 관련 회사 등 10여곳에 동시에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5000억원에 달하는 선물투자에 이은 손실과 자금유용 등 이른바 '최태원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내사 착수 3개월여만에 공개수사로 전환된 이상,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오전 6시30분께 특수부 수사관 수십여명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에 보내 계열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사옥내 SK그룹 지주회사와 SK가스 등에 들어가 회계장부와 금융거래 자료 등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자택은 검찰이 법원에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돼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은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 상무 출신 김준홍(46)씨가 대표로 있는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SK그룹 계열사들이 약 28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총수 일가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사실상 SK그룹의 위장계열사가 아닌 지 의심해 왔다.
이를 통해 검찰은 최태원 SK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 자금 중 일부가 빼돌려져 최 회장의 5000억원대 개인 선물투자에 쓰인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결과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최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검찰은 앞서 최재원 SK 부회장이 SK그룹 계열사의 협력업체 3곳에서 비용을 과다계상하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제기됨에 따라 지난 7월 협력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미 최 부회장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이들 협력사 3곳은 불법대출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에서 70억원대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이희완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이 퇴직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SK그룹 계열사로부터 매월 5000여만원씩 총 30억원 이상을 자문료 명목으로 수수한 사실과 관련해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분당 SK C&C 등에도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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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SK그룹의 회계장부 등 자료를 제출받아 내사해왔다. SK그룹 세무조사를 실시한 국세청에서도 자료를 건네받아 그룹의 자금 흐름 등을 조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K 수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와 금융조세조사3부에서 진행하던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 관련 의혹 수사를 검찰 간부 인사 이후 특수1부에 재배당해 내사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이르면 연내 수사를 마무리짓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SK그룹 내외의 관련자들과 최 회장 형제의 소환조사 역시 통상 수사에 비해 빨리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최태원 회장이 선물투자로 본 손해를 계열사들이 메우거나 비자금을 조성하지는 않았다"며 "검찰 조사에 잘 응해서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