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과거 사례 살펴보니…

'경제민주화' 과거 사례 살펴보니…

이태성 기자
2012.10.05 06:02

택지소유상한제 결국 위헌판결

18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쏟아내는 정치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경제민주화를 명목으로 무리하게 입법을 추진했다가 위헌 결정이 나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택지소유상한제가 꼽힌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은 부동산투기 등을 막기 위해 토지공개념 관련 법안으로 택지소유상한제, 개발이익환수제, 토지초과이득세를 제정했다. 이 제도는 당시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도개혁'이라며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이 중 택지소유상한제는 택지의 개발촉진과 소유 집중을 막기 위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인천 등 6대 도시에 한해 1가구가 200평 이상의 택지를 초과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200평 이상 취득시 허가를 받도록 했고 초과 보유시에는 부담금을 물게 했다.

그러나 이는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논란을 낳았다. 또 당시 6대 도시 내 200평 이상 택지 보유자 신고 대상은 6만2000여명에 달했지만 부담금이 부과된 택지는 총 2만6000여건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1994년 택지소유상한제는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심리에는 5년이 걸렸다. 특히 헌재 결정이전 외환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부동산 수요촉진을 위해 김대중 정부에 의해 사실상 무력화됐다.

헌재는 한발 늦은 1999년 택지소유상한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재산권은 개인이 각자 인생관과 능력에 따라 자신의 생활을 형성하도록 조건을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라며 "택지의 소유상한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또 소유목적이나 택지의 기능에 따른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소유상한을 정했다"며 "이는 적정한 택지공급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제한으로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한 법률전문가는 "시대적 흐름과 요구가 신생법안에 담기지만 헌법을 벗어나 법이 제정되는 경우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경제민주화 요구가 거세지만 입법부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현재 '경제민주화'라는 화두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재벌총수 양형기준 강화, 대기업 규제 강화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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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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