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한 청와대 신분증을 목에 걸고 가짜 변호사 배지를 가슴에 단 채 수억원을 받아 챙긴 사기꾼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청와대 사정실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로 속여 의뢰인 4명에게 20여 차례에 거쳐 수임료 및 청탁 대가로 2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사기 등 위반)로 김모씨(61)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청와대 사정실 소속의 변호사를 사칭하며 2009년 1월부터 변모씨(61)에게 변호 수임료 및 청탁 대가로 2억1400만원을 받는 등 4년여에 걸쳐 4명에게 2억 2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당초 민사소송으로 다투던 변씨의 상대방 변호사 행세를 했지만, 사칭행각 도중 변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변씨에게 “나는 청와대 사정실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다. 현재 상대측 변호를 맡고 있지만 차후 소송부터 변호를 맡아주겠다”고 제안한 뒤 2009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변호와 청탁 등 네 차례의 업무를 자신에게 의뢰토록 해 총 20차례에 나눠 2억14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경찰에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김씨는 2009년 1월 기계부품 도소매업자인 변씨가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청와대를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중랑구 묵동의 연립주택을 싼 값에 경매에서 받아주겠다”고 제안, 수임료로 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같은 해 9월에는 “청와대를 통해 태릉선수촌에 고기 납품을 할 수 있도록 힘써 보겠다”며 청탁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같은 해 4월과 2010년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도소매업자 변씨가 납품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 “대금을 주지 않는 악덕업체를 청와대를 통해 압력을 넣어 받아주겠다”며 1억원의 대가를 챙긴 것으로도 조사됐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실제 변씨가 받아야 할 대금 3억8000만원 중 8200만원을 중간에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변호사 사칭행각은 변씨 주변인물을 통해서 확대됐다. 김씨는 변씨를 통해 주변인들을 소개 받고, 새 인물을 소개 받으면서 2012년 3월 15일에는 변씨의 지인 함씨 의뢰를 받아 수임료 명목으로 350만원을 받는 등 3명에게 800만원을 추가로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변호사사무소의 명함을 건네고 명문사립대 법학과 출신에 사법고시 16기 출신이라며 구체적으로 소개했다"며 "청와대 직원과 변호사 목록 중 김씨와 같은 이름이 있다는 점 때문에 피해자들은 범행을 의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