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트] 불확실성 높은 직종 또는 직장일수록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것 추구

토니안, 이수근, 탁재훈, 김용만···
최근 사설 스포츠토토를 통해 억대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예인들이다. '공인'으로서 만인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이들은 불법도박에 손을 대고 거액을 베팅했을까?
연예인의 직업적 특성이라면 수입이 불규칙적이고, 미래가 상대적으로 불확실하다는 정도일 것이다.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원 가운데 하나인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캐서린 밀크만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왜 연예인들이 불법도박에 쉽게 빠지는 지 추론해볼 수 있다.
밀크만 교수는 수백명의 참가자를 모은 뒤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룸메이트가 저녁거리로 피자를 사오는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이들 가운데 절반에게는 룸메이트가 '치킨 피자' 또는 '까르네 아사다(멕시코식 바비큐) 피자' 중 한가지를 사올지 알 수 없다고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둘 중 어떤 피자를 사올지 확실히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런 다음 밀크만 교수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피자 다음에 먹을 디저트로 과일 샐러드와 브라우니(초콜릿 과자)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룸메이트가 어떤 피자를 사올지 알 수 없는 참가자들은 몸에 좋은 과일 샐러드보다 건강에 좋지 않은 브라우니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반면 어떤 피자가 올지 알고 있는 참가자들은 건강에 좋은 과일 샐러드를 더 많이 선택했다.
피자의 종류처럼 작은 불확실성조차 사람으로 하여금 더 즉각적이고 쾌락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셈이다.
실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밀크만 교수는 참가자들 가운데 일부에게 앞선 피자 상황처럼 불확실했던 과거의 일을 떠올리게 한 뒤 '뉴욕타임스'의 추천도서와 '내셔널 인콰이어리'와 같은 주간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읽도록 했다. 그 결과, 불확실한 상황을 떠올린 참가자들은 뉴욕타임스의 추천도서처럼 도움이 되는 책보다는 주간지처럼 단편적인 흥미 위주의 책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이들에게 교육 다큐멘터리와 액션 영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에도 액션 영화를 더 많이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인처럼 삶의 불확실성이 큰 직종일수록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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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의 한정된 집단이 아닌 전세계를 대상으로 살펴봐도 불확실성이 높을 때 즉각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세계가 금융위기에 휩싸인 2008년 대부분의 소비재 기업들은 실적이 급전직하한 반면 사탕 또는 초콜릿을 만들어 파는 업체들의 이익을 오히려 늘어났다. 초콜렛, 사탕, 캬라멜 전문업체 캐드버리의 이익은 그해 30%나 늘었고, 초콜릿 업체 허시의 이익은 9% 증가했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경영진이 미래에 대한 전망이나 비전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가 되면 직원들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일보다는 개인적으로 즉각적이고 쾌락적인 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물며 회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매각될 상황에 처했다면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없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악화될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다. '불안'은 '쾌락'을 낳고, '쾌락'은 '몰락'을 부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