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희생자 가족대표 "잊지말고 함께한다는 뜻 보여달라"

시민 3만여명이 촛불을 들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사회 각계 620여 단체가 모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24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3만여명(경찰 추산 7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 촛불행동-천만의 약속'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약 10초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상을 했다. 이어 "아이들을 수몰시킨 늑장 구조 규탄한다", "거짓 언론 못 참는다. 함께 바꿉시다", "규제완화 고집하는 대통령 필요 없다", "국민의 힘으로 진실을 밝힙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들이 직접 참여했다. 희생자 가족대표 유병근씨는 "한 달이 넘는 시간을 곱씹어 봐도 잘못한 건 티끌도 없는데 아이는 앞에 없다"며 "잊지 말고 함께한다는 뜻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유씨는 또 "현재 실종자 16명이 남았는데 사흘째 한 명도 못 구했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기약도 없다"며 실종자 가운데 명단을 확보한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생존학생 가족대표 장동원씨도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스럽다"며 "(생존 학생들은) 친구를 잃어 고통 받고 있고 (사고 당시) 물속에 있을 때 발버둥 치며 손을 놓친 기억을 잊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먼저 간 아이들을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김영호 안산시민사회단체 대표는 무대에 올라 "아이들에게 미안해하지만 말고 행동에 나서자"며 "손을 잡고 거리로 광장으로 나가 국민 모두가 유족이 되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자"고 관심을 호소했다.
권오훈 KBS 언론노조 본부장은 "세월호 참사에 우리는 죄인이었다"며 "공영방송이 사고 초기 조금만 제대로 보도했더라면, 권력에 대한 감시를 조금만 제대로 했더라면 꽃다운 희생 없었을 것"이라며 자성을 목소리를 냈다. KBS 언론노조 측은 오는 28일까지 길환영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인상 한국노총 공공노조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노동 현안과 관련이 깊다며 "규제완화, 비정규직, 관피아 등을 막아내 사회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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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사회단체뿐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구리에서 10살, 7살 딸을 데리고 온 권상수씨(42)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옳은 소리를 내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힘을 합쳐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모씨(25)는 "관심 있게 지켜보다 오늘 용기를 내서 직접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비록 작은 힘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찾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청계광장 맞은편 동화면세점 앞에선 대한민국재향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들이 '세월호 참사 애도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2차 국민대회'를 개최하며 맞불을 놨다. 이날 집회에는 보수단체 회원 5000명(경찰 추산 2000명)이 참여했다.
구재태 재향경우회 회장은 "국가적 재난을 불순한 의도로 호도하고 애도정국을 저울질하는 악용세력들이 등장해 안타깝다"며 "애도정국을 선거 호재로 악용하려는 정치권은 참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