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현금으로 유통돼 측근들 입 열지 않으면 수사 어려워…측근들 입 열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의 파문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성 전 회장 측근들의 '입'에 세간의 관심이 모인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장례가 이날 마무리되는 만큼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우선순위로 꼽히는 사람은 한모 경남기업 부사장이다. 한 부사장은 경남기업 자금을 총괄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성 전 회장이 금품을 줬다고 주장한 시기부터 기업의 자금관리를 한 만큼 비자금의 규모나 용처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검찰은 한 부사장을 통해 성 전 회장이 현금 32억원 가량을 별도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전달됐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수사팀은 또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금품을 건네 준 윤모씨도 조만간 조사할 예정이다. 윤씨도 경남기업 부사장을 지낸 성 전 회장의 측근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측근 윤씨를 통해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팀은 이들 외에도 성 전 회장이 현 정부 핵심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한 시점인 2006~2007년, 2011~2012년 사이 성 전 회장과 함께 근무한 경남기업 핵심임원이나 비서진, 운전기사 등을 조사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다.
성 전 회장 측근들의 입이 열린다면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이 입을 다문다면 이번 수사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수사팀이 가지고 있는 것은 성 전 회장의 메모와 경향신문으로부터 제출받기로 한 인터뷰 녹음파일이 사실상 전부다. 여기에 의혹 당사자들은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자금 조성 사실은 밝혀졌지만 이 비자금이 현금으로 유통된 만큼 관련자들의 입은 수사의 핵심이다. 관련자들이 입을 열지 않는다면 리스트에 있는 8인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마저 어려워 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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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 회장의 유족 측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검찰 수사에)유족들과 관계자가 성심성의껏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사망하기 전 56자가 적힌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에는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10만달러, 허태열(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인천시장) 3억원, 홍문종 2억원, 홍준표(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서병수) 2억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름만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