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특정된 홍준표는 '수사1순위'…김기춘·허태열 '법리검토', 이완구·홍문종은 '글쎄'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현 정부 핵심인사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나선 가운데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 혐의 입증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들에게 돈을 건넨 시점과 목격자, 장부 등 추가 증거의 유무에 따라 8인의 사법처리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제3자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공소시효 등 따져봐야
성 전 회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2006년 10만달러(약 1억원),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2007년 7억원,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2011년 1억원, 홍완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2012년 2억원,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2013년 3000만원을 건넸다.
김 전 실장, 허 전 실장, 홍 지사의 경우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네는 과정에 제3자가 존재한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의 수행비서가 돈을 건네줄 때 함께 있었다고 했고 허 전 실장은 심부름꾼을 통해 돈을 받았다고 했다. 홍 지사의 경우 성 전 회장은 측근 윤모씨를 통해 금품을 건네줬고 이후 윤씨를 만나 이 사실을 다시 확인까지 했다.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일단 제3자가 특정된 홍 지사를 가장 먼저 수사할 전망이다. 수사팀은 윤씨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고 성 전 회장과 윤씨가 만날 때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성 전 회장의 측근 이모씨는 이미 소환통보를 받았다.
수사팀은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의 경우 공소시효와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지 등 법리적인 문제를 먼저 검토한 뒤 사법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수행비서와 심부름꾼을 확인할 방침이다. 두 사건 모두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7년)는 지났기 때문이다.
◇성완종이 직접 금품 건넸다는 이완구, 홍문종 수사는 가능할까
홍 의원과 이 총리에 대해 성 전 회장은 각각 2012년, 2013년 '직접 돈을 줬다'는 식으로 말했다. 중간 전달책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 선거사무소는 캠프 관계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장소인만큼 목격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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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인사들은 두 사람에 대해서는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품수수 사건의 특성 상 당사자나 주변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있어야 하는데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상황이라 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을 수사팀에서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던 행적을 복기한 비밀장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수사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행적을 기록한 성 전 회장의 측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팀은 일단 성 전 회장의 주변인물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2007년~2014년 사이 현금 32억원 가량을 별도로 빼돌려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추적 중이다. 자금 흐름에 대한 파악과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동시에 진행해 실제로 성 전 회장의 돈이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전달됐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