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전 오늘… '한 여인의 피살' 정계 뒤흔들다

46년 전 오늘… '한 여인의 피살' 정계 뒤흔들다

박성대 기자
2016.03.17 10:00

[역사 속 오늘] 정인숙 권총 피살 사건

정인숙./출처=위키피디아
정인숙./출처=위키피디아

46년 전 오늘(3월 17일) 밤 11시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인근 도로에서 총성이 울렸다. 소리가 난 코티나 차량에는 당시 26세의 여인이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있었고, 차를 몰던 그의 오빠는 허벅지 관통상을 입었다.

지나가는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오빠는 목숨을 구했지만 여성은 끝내 사망한다. 총을 맞고 사망한 여인은 당시 고급 요정 '선운각' 출신의 정인숙(본명 정금지)였다.

선운각은 당시 삼청각, 대원각 등과 더불어 '밀실 정치'의 상징이었다. 정인숙은 이곳에서 접대부로 일했다. 당시 국내에서 총기살인이 드물었던 일이기도 했지만 수사과정 가운데 그녀의 가방에서 나온 '제3공화국' 실세 26명의 명함은 총기 사망사건을 '희대의 스캔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건 정황과 배후에 대한 온갖 소문이 번졌고, 부패 권력에 대한 불만도 더해져 정국을 뒤흔들었다. 사건은 서울지검 공안부에 맡겨졌고 검찰은 사건 1주일 뒤 운전사였던 오빠 정종욱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뒤 구속했다.

살해 동기는 정인숙의 문란한 행실을 지적하다가 서로 폭언이 오가는 와중에 살해한 것으로 발표됐다. 정인숙의 오빠가 동생을 살해하고 자신의 허벅지에 총을 쏴 강도당한 것처럼 위장하려 했다는 것. 검찰은 정인숙 오빠의 단독범행으로 배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

사건 이후 정인숙의 세 살 난 아들이 권력층의 자식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당시 정일권 국무총리에서부터 최고 권력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까지 거론됐었다. 야당인 신민당의 정치 공세가 거세지면서 박 대통령은 정 총리를 해임시키고 미국으로 보낸다.

결국 범행 진상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범행에 사용된 권총은 찾을 수 없었고, 사건현장도 2시간 만에 치워지고 현장검증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인숙의 오빠는 19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뒤 "동생과 관계했던 고위층이 뒤를 봐준다고 했다는 아버지의 회유로 거짓자백을 했을 뿐, 집앞에 있던 괴한들이 동생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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