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변은 브로커 구경도 못 한다"…변호사 양극화 주범 '법조브로커'

"막변은 브로커 구경도 못 한다"…변호사 양극화 주범 '법조브로커'

유동주, 장윤정(변호사), 송민경(변호사) 기자
2016.05.24 13:45

[the L리포트]][법조계 고질병 법조브로커]② "불법온상 브로커, 변호사와 공생하기도"

정운호 전방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는 법조브로커 이민희씨(56)가 지난 20일 검거되면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둘러싼 의혹이 풀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씨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 등 법조인·경찰·언론인과 정 대표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만큼 검찰에서 '어느 선까지' 입을 열 것인가에 따라 걷잡을 수 없는 파장도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뉴스1
정운호 전방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는 법조브로커 이민희씨(56)가 지난 20일 검거되면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둘러싼 의혹이 풀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씨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 등 법조인·경찰·언론인과 정 대표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만큼 검찰에서 '어느 선까지' 입을 열 것인가에 따라 걷잡을 수 없는 파장도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뉴스1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2011년 퇴임 후 기업 고문 활동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검찰이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홍 변호사가 기업의 고문이나 사외이사를 맡고서 신고한 고문료보다 많은 돈을 받거나 후배 변호사 등의 이름을 빌려 해당 기업 사건을 편법으로 수임했는지를 확인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홍 변호사의 사무실 모습. 2016.5.17/사진=뉴스1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2011년 퇴임 후 기업 고문 활동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검찰이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홍 변호사가 기업의 고문이나 사외이사를 맡고서 신고한 고문료보다 많은 돈을 받거나 후배 변호사 등의 이름을 빌려 해당 기업 사건을 편법으로 수임했는지를 확인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홍 변호사의 사무실 모습. 2016.5.17/사진=뉴스1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와 법무사만이 법률사무에 대한 알선과 중개를 유료로 할 수 있고 비법률가는 돈을 받고 알선과 중개할 수 없도록 규정하며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 받도록 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예외적으로 로펌의 고문으로 채용된 법률가가 아닌 일반인은 법률사무를 알선 또는 중개할 수 있다는 것이 법무부의 해석이다. 일반인은 누구라도 사건 수임으로 대가를 받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호주와 뉴질랜드 같은 영미법계 국가들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법조 브로커가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금지대상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 법조 브로커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음성화된 시장에서 활동하고 변호사업계를 어지럽히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52)의 재판 과정에서 외근 사무장들이 사실상 법조브로커 역할을 해 문제가 되고 있는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 사건 물어다 주는 브로커들…'파산 전문' 성행

변호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변호사를 연결해주겠다고 한 뒤 변호사들에게 연락을 돌려 사건 수임을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수임료 일부를 챙기는 이른바 '사건 브로커'들이 일반적인 부류다.

특히 이러한 사건 브로커들 중 일부는 경기불황과 맞물려 '파산'이나 '회생'을 하려는 사람의 수가 늘자 그 틈새를 노려 전문화하기도 했다. 길거리 현수막이나 블로그, 매체광고 등을 통한 '개인파산' 광고의 대부분은 전문 브로커들이 낸 것들이다. 변호사들은 규정상 현수막 광고 자체를 못하게 돼 있다. 따라서 현수막 광고를 통해 변호사에게 연결된 경우라면 브로커를 거친 것으로 보면 된다.

서초동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A변호사는 "개인회생이나 파산 사건의 경우 자금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만큼 변호사들이 받는 수임료가 높을 수 없다"며 "이 점을 노려 수수료를 챙기는 브로커들이 많다"고 말했다.

파산 전문 브로커들은 사건 수임만 대행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변호사 명의를 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직접 처리하기도 한다. A변호사는 "낮은 수임료 때문에 변호사들이 수임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브로커들이 낮은 수임료로 자신들이 불법으로 사건을 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명백한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변호사는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물어다주며 수임료 일부를 요구하는 사건 브로커들도 있는데 이들은 의뢰인이 지출하는 수임료의 50%까지도 요구를 하므로 변호사는 결국 의뢰인이 지출한 수임료의 50% 정도의 노력만을 쏟게 될 수 있다"며 "결국 사건 브로커들로 인해 법률 서비스 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사실상 브로커 역할 외근 사무장…'위법 관행' 눈감는 법조인들

로펌이나 법률사무소는 '사무장'을 둔다. 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변호사가 혼자 다 수행하기 힘든 업무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사무실 내근 업무를 맡지 않고 '영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외근 사무장'이 사실상 브로커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무장 역시 돈을 받고 법률사무를 알선하거나 중개하게 되면 변호사법 위반이 된다. 다시 말해 정해진 보수외에 수임료를 분배하는 형태의 사건 수당을 받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원도 대체로 수임료의 10%이상 인센티브를 사무장에게 주는 것은 위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근 사무장은 법원·검찰청·경찰서 직원들과 친분을 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건을 소개받는다. 이렇게 소개한 사건에 대해 수임료 일부는 인센티브로 받곤 한다. 최근엔 변호사들이 많아지고 일거리를 찾지 못하면서 오히려 사무장들이 변호사를 고용하는 형태의 사무장 로펌형태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해진다.

가끔 외근 사무장에게 월급없이 인센티브로만 알선 대가를 준 변호사가 형사처벌 받기도 하지만 드문 일이다. 사무장과의 관계가 악화돼 역으로 신고를 당하는 경우 등 처벌사례는 극소수다. 폐쇄적인 법조계 특성상 관행적인 외근 사무장 운영방식을 문제시하지 않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회 법사위 야당 관계자는 "법조인들은 특유의 조심성이 몸에 밴 사람들인데도 특이하게 외근 사무장 인센티브나나 사건 소개나 청탁 등 법조계의 위법적 관행에 대해선 '필요악' 정도로 당연한 듯 여기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최근 정운호 게이트에서도 홍만표 변호사의 사무장 전모씨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속 수사관 출신인 전씨는 홍 변호사와 일하면서 거액의 인센티브를 받고 사건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전관들과 일하는 거물 브로커, 막변은 보기도 힘들어"

변호사업계에선 전관 경력없이 개업한 변호사들을 '막변'이라 부른다. '막 개업한 변호사'나 '막내 변호사'를 뜻하던 '막변'이 이렇다 할 연줄이나 전문성 없이 송무시장에서 일하는 대다수 변호사들을 지칭하는 은어로 쓰이고 있다.

이런 막변들에겐 정운호 게이트에서 문제된 수십억원의 수임료나 거물 브로커는 딴 세상얘기다. 고용 변호사로 일하는 비교적 경력이 짧은 변호사들은 브로커와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개업한 경우에도 전관이 아니면 브로커들의 관심밖이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정운호 사건에서 등장하는 사무장 같은 소위 '이너써클'에 해당하는 거물 브로커는 접대비 운운하며 거액을 요구하고 판검사에 부당한 청탁을 하며 의뢰인들에겐 자신있게 승소를 장담해 문제가 크다"며 "따라서 일반 변호사들이 의뢰인들에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패소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오히려 실력없다는 핀잔을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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