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배영 200m 1위…은퇴 후 카페 사장님 변신


11년 전 오늘(2005년 9월8일),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 첫 금메달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발달장애 수영선수 김진호(30·모티브비즈).
김진호(30·모티브비즈)는 당시 나이 19세(부산체고 2학년)로 체코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배영 200m에서 세계신기록(2분24초49)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민들에게 장애를 넘어 진정한 인간승리가 무엇인지 보여준 그는 지금은 카페 사장님이 돼 여전히 세상과 소통하며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김진호는 경기를 앞두고 한 방송사 프로그램 '진호야 사랑해'를 통해 큰 관심을 받았다.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최정상에 도전한 영화 같은 김진호의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확산됐다.
특히 발달장애를 딛고 운동선수로 성장한 그의 이야기는 경제적 침체기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다.
처음 장애를 알게 된 것은 그가 3살이었던 1989년 9월. 김진호의 부모는 말이 유난히도 늦은 그를 데리고 대학병원에 갔다가 발달장애 판정을 받는다. 충격을 받은 부모는 망연자실했고 아들과 함께 자살하려고 아파트 베란다를 서성인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머니의 힘은 위대했다. 김진호의 어머니 유현경씨(56)는 '나아질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모든 걸 걸고 발달장애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김진호가 어릴 때부터 유난히 물을 좋아했던 것을 착안해 5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쳤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김진호는 본격적으로 수영선수 길에 들어선다. 부모의 헌신에 보답이라도 하듯 김진호는 16세에 아·태 장애인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금메달 2개를 따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비장애인과 맞붙어 은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뛰어난 경기 성적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벽은 높았다. 김진호는 전국 체육고등학교에 입학원서를 넣었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하지만 부모는 끈질기게 설득했고 마침내 부산체고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아냈다.
고등학교 2학년 '연습벌레' 김진호는 결국 한국 최초로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4년 후 자신의 기록을 2.54초 앞당기며 또다시 세계신기록(2분21초95)를 경신한다.
독자들의 PICK!
천진난만한 그의 시상소감도 화제가 됐다. 그는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봤을때 기분은 어땠냐는 질문에 "금메달 딸 때 정말 재밌었어요"라고 답했다.
헌신적으로 보살핀 어머니도 울었다. 어머니는 "다른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진호 엄마는 저밖에 할 수 없잖아요. 진호와 저는 하나"라며 아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보여줬다.
김진호는 이후 여러 차례 금메달을 땄지만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에 우승 해야만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 탓에 연금 수령대상자는 아니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 지적장애인 수영종목이 생겼지만 김진호의 주종목은 없었다.
김진호는 그해 8월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현재 부산에서 어머니와 커피숍 2곳을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