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최대 수혜자?' 변호사들 일단 웃지만…

김영란법 '최대 수혜자?' 변호사들 일단 웃지만…

김훈남 기자
2016.09.28 05:20

[청탁금지법 시행]새로운 시장 열린 변호사 업계 '분주'…대관업무 위축·전관공고화 우려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장 바빠진 업계 중 하나가 변호사 업계다. 적용대상이 3만9000여개 기관, 400만명에 이를 만큼 광범위 한데다 금지하고 있는 행위의 모호성으로 인해 자문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28일 시행된 김영란법을 앞두고 국내 주요 법무법인(로펌) 등은 대기업들의 자문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기존 기업·준법경영팀에 인력을 보강해 '김영란법 TF'를 운영해왔다.

주요 고객은 대관·홍보 업무를 둔 기업들로 법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률 위험성과 합법적 업무범위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금지행위가 명확하지 않고 국민권익위의 유권해석 의존도가 높아 김영란법 위반으로 형사책임·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기업들의 자문수요가 몰린다.

광장, 김앤장, 세종, 율촌, 태평양, 화우 등 대형 로펌 6곳은 지난달부터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김영란법 상담소를 운영하고 기업상대 공개·비공개 토론회·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설명회 특수 때문에 가용 가능한 변호사들이 총출동하고도 쏟아지는 요청을 감당할 수 없는 기현상까지 나왔다. 심지어 국내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비(非)변호사 고문들까지 나서 설명회를 다닐 정도로 '일감'이 몰렸다고 한다.

법무법인 광장 '기업형사 컴플라이언스팀'에서 활동 중인 장영섭 변호사(50·연수원25기)는 "기업 스스로 만든 김영란법 가이드라인을 검토해달라는 요청과 법 관련 자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식자문은 물론 전화문의 강연회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란법 자문수요로 바쁜 업계 한쪽과 달리 송무분야에선 변호가 업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직자인 판·검사에 대해선 직무연관성이 인정되는 만큼 사소한 행동 하나까지 김영란법 저촉 논란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 A씨는 "그동안 기일변경과 서면제출 시한 조정 등 재판부에 비공식적으로 부탁해 오던 일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부정청탁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아 업무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송무 업무의 위축으로 판검사 출신의 '전관'이나 학연·지연을 바탕으로 한 음성적 변론이 늘어난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전관이나 학연·지연 담합이 오히려 더 공고해질 것이란 걱정이다.

변호사 직군이 김영란법이 규정한 '공직자 등'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법이 변호사의 공공성을 명시하고 있는 데다 변협 등 대표단체의 경우 현행법상으로도 공직자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나승철 변호사(39·연수원 35기)는 "변협 소속 위원회 활동은 공직자 업무로 보일 소지가 충분하다"며 "현행법이 변호사의 공공성을 명시한 이상 변호사 직업군 자체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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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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