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혐의 송파농협장, "검찰·경찰 인맥 과시" 유착 의혹

[단독]무혐의 송파농협장, "검찰·경찰 인맥 과시" 유착 의혹

김민중 기자, 김훈남 기자
2016.10.11 05:53

[송파농협 미스터리]배임 수사받으며 협력단체 활동…연간 수백만원씩 예산도 지원

배임 혐의를 받았던 송파농협 이모 조합장(65)이 검찰과 경찰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주변에 과시해왔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 조합장은 서울 문정동 신청사 부지를 최소 250억원 이상(경찰 추산) 비싸게 산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이 조합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지역 검찰청과 경찰서의 유관단체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평소 "검찰과 경찰을 꽉 잡고 있다"는 말도 공공연히 하고 다녔다는 게 농협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본지 9월9일자 19면 보도[단독]검찰 '농협 조합장 250억 배임' 봐주기 의혹참고)

1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조합장은 2000년 7월부터 서울동부지검 범죄예방협의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6월부터는 서울 송파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이들 단체는 법무부, 경찰청 훈령을 근거로 하는 민간봉사 협력단체다. 범죄예방 협의회는 동부지검 형사1부장 등이 위원을 위·해촉하는 데 관여한다. 경찰발전위원회는 서장에게 위·해촉 권한이 있다.

문제는 예상가 410억원에 나온 송파농협 신청사 부지를 710억원에 산 이후다. 2014년 8월 배임혐의로 고소당한 후에도 검경의 유관단체 위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이 조합장은 지역농협을 운영하며 경찰 등 관공서와 운동경기 등 친선행사를 종종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범죄예방협의회 활동은 2015년 6월말까지, 경찰발전위원회 활동은 2015년 1월 중순까지 이어갔다.

이 조합장이 유관단체 위원으로 지역 검경 인사들과 계속 교류해오며 1년 가까이 수사를 받았다는 얘기다.

송파농협은 이 조합장이 활동하고 있는 검경 유관단체에 농협 예산(공과금 명목)도 지원했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송파농협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서' 등을 보면 농협은 2014~2015년 매년 검찰 단체에 412만원, 경찰 단체에 200만원씩 지원했다.

인근 또 다른 A지역농협 관계자는 "검찰, 경찰의 협력단체와 지역 농협은 전혀 관련성이 없다"며 "이 조합장이 왜 조합 예산을 단체들에 지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의 유관단체 활동은 지난해 1월 경찰 수사 사실이 보도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은 보도 당일 이 조합장을 위원 자리에서 해촉했고 검찰은 약 6개월 뒤 7월1일 이 조합장을 해촉했다.

이 조합장은 해촉된 이후에도 2016년 송파농협 예산을 짜면서 이들 유관단체에 지원금을 배정했다. 전직 송파농협의 관리자급 직원은 "이 조합장이 명절 때마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 인맥관리가 뛰어났다"고 말했다.

송파농협 안팎에서는 이 조합장의 광범위한 인맥관리가 무혐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입건이 됐다면 불필요한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고 그러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해촉했어야 했다"며 "여러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동부지검은 "피의자를 해촉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나중에 해촉한 건 봉사활동 점수 미달이 사유였다"고 밝혔다. 송파경찰서는 "해촉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해촉 근거가 없어 검토과정을 거치느라 조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 조합장은 "검찰과 경찰을 꽉 잡고 있다는 식의 발언은 한 적이 없다"며 "협력단체 위원직은 입건 직후 사의를 밝혔으나 검찰과 경찰에서 처리가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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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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