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씨(60·구속기소)와의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국가 문화정책을 좌우하고, 최씨 조카 장시호씨(37·구속기소)에게 각종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이 11일 재판에 넘겨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도 공범으로 지목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강요 혐의 등을 기재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앞서 기소된 최씨, 장씨와 공범으로 분류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13년 9월 문체부 2차관으로 발탁된 뒤 최씨와 공모해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고 장씨 등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영재센터)에 삼성이 16억2800만원을 후원하도록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을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재센터는 최씨가 동계스포츠 관련 사업을 빌미로 정부와 민간기업에서 지원금을 받아 가로챌 목적으로 설립을 지시한 곳이다.
김 전 차관은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도 영재센터 후원금 2억원을 내라고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에는 GKL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간하게 하고 최씨가 운영하는 더블루케이를 에이전트로 해 선수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김 전 차관은 지난 3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대한체육회를 대신해 광역스포츠클럽 운영권 등을 독접하는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또 승마선수였던 최씨의 딸 정유라씨(20)가 2014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문체부 내에서 정씨가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최씨에 대해서도 김 전 차관이 삼성과 GKL에 압력을 행사해 영재센터 후원금을 받아낸 과정에 공모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를 적용해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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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검찰은 민간기업인 CJ그룹을 상대로 임원 퇴진을 요구했다는 혐의(강요미수)를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60)를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10월 이미경 CJ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혐의는 조 전 수석과 손경식 CJ 회장의 통화 녹음파일이 한 언론에 공개되며 불거졌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조 전 수석은 "VIP(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냐"고 묻는 말에 "그렇다"면서 "좀 빨리 가시는 게 좋겠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 뜻에 따르지 않으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압박으로 들리는 대목이다. 당시 이재현 회장이 1600억원대 기업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돼 누나인 이 부회장과 외삼촌인 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상황이었다. 조 전 수석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박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