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철거왕 수사기록 조작 폭로' 감찰 착수

[단독]경찰, '철거왕 수사기록 조작 폭로' 감찰 착수

김민중 기자
2017.11.16 11:54

경찰청, 위법사실 확인되면 고발 예정…정치권 "바로 검찰 수사해야"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중이다. /사진=이동훈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중이다. /사진=이동훈 기자

수년 전 '철거왕 이금열' 사건의 경찰 수사기록이 조작됐다는 내부 폭로에 대해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

(☞본지 10월26일[단독]현직 수사관 폭로… "경찰 내 '철거왕' 내부자들"보도 참고)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초부터 '철거왕 이금열' 관련 폭로에 대한 감찰을 벌이는 중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에게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한 직후 이뤄진 조치다.

지난달 최용갑 수사관(현재 서울 마포경찰서 근무)은 본지 인터뷰에서 "2011년 서울 서대문경찰서 지능팀 수사관으로서 가재울4재개발(가재울4) 비리에 연루된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정비업자) 박모씨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집중 수사하던 도중 부당하게 파출소로 전보당했으며 후임 수사팀은 수사기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이들을 봐줬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위법사실을 확인하면 고발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감찰과 별개로 즉시 수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최 수사관의 폭로, 수사기록상 비논리적 서술 등 '기록 조작'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상당수 드러났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책임자들을 공문서손괴나 직무유기 등의 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본다. 최 수사관은 사건 당시의 경찰청 지휘부를 '윗선'으로 지목한 상태다.

행안위의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제 식구를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운 만큼 검찰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잠잠해질 때까지 경찰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듯한 점도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첫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석연치 않은 해명을 이어가다 31일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본격 제기되고 나서야 감찰에 착수했다.

또 박 의원 등이 "이 회장, 정비업자 박씨에 대한 수사결과보고서와 범죄인지보고서를 제출하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현행 형사절차전자화법을 근거로 거부하는 중이다.

현행 형사절차전자화법 제6조 제3항에는 '형사사법 업무 처리기관은 형사사법 업무 처리 외의 목적으로 형사사법 정보를 수집, 저장 또는 이용할 수 없다'라고 규정 돼 있다.

서울 서대문구청의 가재울4 실태분석 자료 제작에 참여한 김상윤씨(전직 검찰수사관·건설컨설팅 업체 대표)는 "당시 경찰 수사를 지휘했던 검찰(서울서부지검)도 관리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경찰의 감찰을 지켜보고 있을 게 아니라 신속히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업계 안팎에서는 근본적으로 가재울4의 비리 혐의 자체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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