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시의원 사퇴한 줄 알았다는 변협…'겸직신고 의무' 몰랐다는 시의원

대한변호사협회가 법적 의무사항인 겸직신고도 하지 않은 현직 시의원을 국회 대관업무 담당자로 2개월 넘게 고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의원은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의 취재가 시작되자 시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31일 법조계와 국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소속 고양시의회 박모 의원은 지난 1월부터 김현 변협 협회장의 특별보좌관(특보)으로 고용돼 국회를 상대로 한 대관업무를 맡아왔다.
변협은 지난해말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를 막지 못한 뒤 국회 대관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여의도에 '인권과 미래센터'를 설치했다. 박 의원은 이 곳에서 근무 중이다.
지방자치법 제35조 제3항에 따르면 지방의원은 임기 중 다른 직을 겸하게 되면 15일 이내 서면으로 해당 지방의회 의장에게 신고해야한다.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과 자치법규인 고양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조례에도 영리행위 신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 같은 법적 의무를 어기고 지난 30일까지도 시의회에 겸직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엘이 취재를 위해 전화로 문의하자 박 의원은 시의원 사퇴 의사를 밝힌 뒤 30일 저녁 8시쯤 고양시의회에 팩스로 사직서를 보냈다고 알려왔다. 또 박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고 변협 업무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2개월여 동안 박 의원이 시의원 겸직신고 의무를 위반한 데 대해 변협 담당이사는 "시의원 사퇴를 조건으로 변협에 채용했다"고 답했다. 채용되고도 사퇴를 하지 않은 박 의원의 책임이란 취지다. 반면 박 의원은 "시의원과 변협의 대관업무를 겸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며 "별도로 겸직신고를 해야하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의 담당자는 "현직 지방의원이 국회 대관 업무를 하는 것은 지방자치법 35조에 열거된 금지 직종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부적절한 면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방의원 행동강령 등을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도 "현재로선 위법이거나 금지된 게 아니지만 부적절한 취업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