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노동계 반발 "ILO 정부안은 노동개악..즉각 철회"

[MT리포트]노동계 반발 "ILO 정부안은 노동개악..즉각 철회"

최동수 기자, 이해진 기자, 김영상 기자
2019.07.30 15:59

[ILO 협약비준 갈등]양대노총, 일제히 반발…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엄포

[편집자주] "일고의 가치도 없다." 국제노동기구(ILO)의 3개 핵심협약(29호, 87호, 98호) 중 '결사 자유 협약'과 관련한 정부 입법안이 30일 공개되자 나온 민주노총의 첫 반응이다. 경영계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고자의 노조가입' 등 국내 경영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만든 정부안의 앞날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및 조합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및 조합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입법안을 놓고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계는 입법안이 ILO 권고나 국제노동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노동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0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입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입법안을 철회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이 뭔지, 우리 사회 단결권의 요구가 어떤 내용인지 다시 공부해야 한다"며 "입법을 재검토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민주노총은 하반기에 총파업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면서 사용자 대항권을 강화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 입법안이 경사노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고 했지만 공익위원안은 ‘경사노위 논의결과’가 결코 아니다"라며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여 결코 합의할 수 없었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ILO 핵심협약과 관계없는 경영계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노동기본권은 누락시켰다고 비판한다. 표면적으로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는 듯했지만 단서 조항을 달아 결과적으로 ILO 권고에 미치지 못하거나 취지에 반하는 입법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장 내 생산‧주요 업무시설 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 3년 연장 조항에 대해 적극 반발하고 있다.

직장 점거 쟁의행위는 ILO 권고 및 국제노동기준에서 정당한 수단으로 인정하는데 이번 입법안은 평화로운 직장 점거까지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이다.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확대도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제약한다는 주장이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은 인정하되 기업 운영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사업장 출입 등을 제한하는 단서조항을 단 것도 조합원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기업별 노조의 임원과 대의원 자격을 종사자인 조합원으로 한정한 것도 ILO 권고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노조임원 자격'의 핵심을 실업자‧해고자와 종사자인 조합원 사이에 무차별로 든 ILO 권고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전임자 급여, 공무원 및 교원의 단결권 등도 국제노동기준에 훨씬 못 미치고 취지에 반한다"며 "노동계가 요구해온 특수고용‧간접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은 누락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노동 학계 전문가들은 정부 입법안이 국내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노동법과 제도 등을 바꾸는 건 국민의 공감대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단절된 사회적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ILO 분담금의 절반을 내는 미국은 8개 핵심 협약 가운데 2개만 비준했고 일본도 6개만 비준했다"며 "나라마다 노사관계나 국내법 실정에 맞춰 핵심협약 내용을 조금씩 다르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도 노사 간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노사 양쪽 다 불만이 있는 만큼 국회 비준절차에서의 여야 전에서 양측이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에 의존하는 노사정 관계에서 벗어나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자율적 협약질서를 지킬 역량을 길러야 한다"며 "특히 노동계는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돌아와 대화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