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피의자 인권만 왜 신줏단지 취급하나…감독대상자 수용시설을"

이수정 "피의자 인권만 왜 신줏단지 취급하나…감독대상자 수용시설을"

정경훈 기자
2021.09.01 15:18

[MT리포트/범죄 못막는 전자발찌]④이수정 범죄심리학과교수 인터뷰

[편집자주] 성범죄 전력이 있는 50대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요 범죄자들의 재범 억제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사실상 발에 전자발찌를 채워 위치파악만 할 수 있게 한 게 전부인 현행 제도는 교정을 통한 사회복귀를 유도하는 데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위치파악'이라도 제대로 되면 좋겠지만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열흘 넘게 잠적한 경우도 적지 않아 잠재적 피해자들이 불안에 떠는 게 다반사다. 재범억제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생각해 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57) /사진=머니투데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57) /사진=머니투데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57)는 전자감독 대상임에도 최근 감시망을 피해 여성 2명을 살해한 '전과 14범' 강모씨(56)에 대해 "범행 원인이 환경 아닌 본인에게 있고 재범가능성도 매우 높았던 전형적 사이코패스"라며 "그는 최근 출소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700만원 정도를 지원받았다. 빈곤 등 사회 구조적 문제가 범죄 원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강씨 같은 사이코패스들도 관리해야 한다. 방법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실시하는 보호수용시설 설치밖에 없다"며 "전자감독 제도는 절대 훼손되지 않는 감시 장비를 만들 수도 없을 뿐더러, 이미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섰다"고 말했다.

그는 "조두순처럼 위험성 높은 범죄자들로 대상을 한정해 정부가 밀착 관리를 하면 재범을 막을 수 있지만 이미 감독 대상자가 너무 많다"며 "가석방 대상자들까지 전자감독을 받게 함으로써 감독 대상 수가 크게 늘어 관리 소홀이 발생하기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력 1명 당 17.3명의 전자감독 대상을 관리한다. 전자감독 장치 훼손자는 2008년 163명에서 2010년 5명으로 줄더니 2011~2018년 1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 2019년 23명, 2020년 21명, 올해 7월까지 13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 교수는 "감독 대상자 수가 보호관찰관 수보다 빨리 증가할 것으로 보여, 직원 수 확대도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다"며 "외부와 완전 차단된 시설, 낮에 외부에서 일하고 밤에 돌아오게 하는 곳 등 단계별 보호수용시설 설치를 추진해야 한다. 강씨가 밤에 시설에서 지냈다면, 살인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보호수용시설은 만기 출소 등으로 형사책임을 다 진 사람 중 여전히 교정, 감독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내게 하는 일종의 법무 병원"이라며 "과거 우리나라는 수용시설에 사상범 등 엄한 사람을 집어넣어 인권 침해 문제가 일었다. 그러나 적절한 대상을 수용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해진 때"라고 설명했다.

보호수용시설 설치는 이중 처벌 논란 등에 부딪혀 추진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피의자 인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피의자 인권을 우리나라처럼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나라는 없다. 무고한 시민, 피해자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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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경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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