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153명이 사망한 가운데 30일 서울·경기도의 장례식장에선 유족들이 오열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A씨는 30일 오전 9시쯤 경찰서로부터 딸이 숨졌다는 연락을 받고 경기도 여주에서 부천순천향병원으로 달려갔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던 A씨의 딸은 29일 친구와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25살 딸의 죽음을 믿기 어렵다는 듯 장례식장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A씨는 "딸이 캐나다로 유학을 다녀온 뒤 최근 서울에 취업해 기뻐했다"며 "이런 소식을 듣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딸의 유품을 아직도 찾지 못한 상태"라며 "우리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고 했다.
B씨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쌍둥이 형을 두고 혼자만 (압사 현장을) 빠져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B씨는 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주변인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함께 있었던 쌍둥이 형은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 C씨는 서울 동대문구 삼육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그저께 새벽에 집사람하고 새벽에 지방으로 등산을 가서 1박을 하고 아침에 와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C씨는 "이번에 딸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시험도 다 통과한 것 같고 해서 꽃길을 걸을 일만 남았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직 장례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빈소에는 딸의 영정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C씨는 딸이 대학 졸업 때 찍은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됐다고 말했다. 취재진에게 차분하게 딸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는 잠시 후 다른 가족이 도착하자 그제서야 흐느껴 울었다.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는 총 153명(남성 56명, 여성 97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50명(외국인 25명)은 신원을 파악해 유족에게 통보했거나 통보 중이다. 나머지 미확인 3명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