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열흘' K팝 미래 가를 法의 판단…SM엔터 경영권 '시계 제로'

'앞으로 열흘' K팝 미래 가를 法의 판단…SM엔터 경영권 '시계 제로'

성시호 기자, 양윤우 기자, 심재현 기자
2023.02.22 16:25

[MT리포트-격랑의 SM, K팝의 미래는]⑦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심리 돌입

[편집자주]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SM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수만 전 총괄과 현 경영진간 다툼에 카카오, 하이브 등 IT·엔터 공룡들이 가세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K팝 위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격랑에 휩싸인 SM의 앞날은, K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 중 기조연설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3.2.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 중 기조연설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3.2.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와 SM엔터 현 경영진의 경영권 분쟁은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2일 첫 심리를 진행한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양측의 입장과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법원이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9.05%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날 이 전 총괄로부터 SM엔터 지분 14.8%를 넘겨받은 하이브와 경쟁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카카오가 하이브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SM엔터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시장에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

법조계에선 양측의 승산을 반반으로 본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사례마다 엇갈린 탓이다.

먼저 신주발행에서 제3자배정 요건을 규정한 상법 제418조 1, 2항과 제513조를 살필 필요가 있다. 이 조항은 발행된 신주를 받을 권리가 우선적으로 기존 주주에게 있지만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주주 외에 제3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전 총괄의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화우는 이 규정을 바탕으로 제3자 배정은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법에 규정된 명확한 발행·배정 이유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기존 주주의 권리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농후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신주발행이나 제3자 배정 결정이 무효라는 얘기다.

KCC가 2003년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신주 1000만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을 때 수원지법 여주지원이 이 규정을 인용했다. 여주지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 방어 목적 이외에 경영상 목적을 위한 자금조달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KCC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발행되는 제3자 배정 신주를 기존 주주의 권리 침해로 판단해 무효로 보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 판례에서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문제는 이런 규정과 판례에도 법원의 판단이 신주 발행 허용으로 나온 경우 역시 적잖다는 점이다. 2020년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진칼이 사모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겪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법은 KCGI가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반발해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지는 조치라는 한진칼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조계에서는 결국 SM엔터 경영권 분쟁에서도 SM엔터 현 경영진이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의 배경으로 밝힌 경영상 목적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SM엔터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이 전 총괄 측 법률대리 법무법인 화우는 이날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 주재로 열린 심문에서 신주 발행이 상법상 경영목적 달성과 관련이 적고 기존 주주의 신주 인수권 최소 침해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SM엔터는 음반 제작기간 단축과 글로벌 투자 강화 등을 골자로 한 'SM 3.0' 비전 실현과 이를 위한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의 목적으로 강조했다.

관련 판례에 밝은 서울지역 한 변호사는 "전략적 제휴라는 SM엔터 현 경영진의 주장을 이 전 총괄과 하이브가 얼마나 반박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재판부가 이 부분에 집중해서 위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SM엔터 경영권 분쟁의 구조가 현대엘리베이터나 한진칼 상황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총괄의 경우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 등과 연관된 계약상 문제가 불거진 점이 불리한 요소이고 SM엔터 현 경영진의 경우에는 한진칼처럼 긴급한 경영상 필요를 입증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로 심문을 마무리하고 오는 28일까지 양측에 추가 서면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SM엔터가 신주·전환사채 발행을 예고한 다음달 6일 이전에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은 별도의 선고기일 없이 서면으로 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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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증권부

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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