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금폭탄' 혼돈의 회생기업…法 "비과세" vs 지자체 "과세"

[단독]'세금폭탄' 혼돈의 회생기업…法 "비과세" vs 지자체 "과세"

조준영 기자, 김지은 기자
2023.03.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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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부산 등에서 최소 3~4년이 지나 등록면허세 과세고지를 받은 회생기업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2월부터 등록세 과세누락 전수조사 계획을 검토하는 등 전국적으로 과세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회생기업의 등록세 과세여부를 두고 법원과 지자체가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일어서려 발버둥치는 회생기업들 피해만 더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원, '등록세 비과세'가 맞다

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2016년 지방세법 개정을 근거로 회생기업에 등록세를 뒤늦게 무더기 과세하고 있지만, 회생법원은 여전히 등기소에 촉탁서를 보낼 때 등록세를 비과세항목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법이 개정된지 8년이 지났음에도 지자체는 회생기업에 '등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 법원은 '부과하는 게 아니다' 라는 해석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회생법원 측은 '채무자 회생법에 따른 법인등기 사무지침', '등기사안 증명서 등 수수료 규칙' 그리고 지방세법 26조2항1호에 따라 등록면허세를 면제하는 내용으로 촉탁한다는 설명이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등기·등록 또는 면허에 대하여는 등록면허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1. 회사의 정리 또는 특별청산에 관하여 법원의 촉탁으로 인한 등기 또는 등록. 다만, 법인의 자본금 또는 출자금의 납입, 증자 및 출자전환에 따른 등기 또는 등록은 제외한다."

(지방세법 제26조 2항 1호)

즉, 회생법원은 지방세법26조2항1호에서 촉탁으로 인한 등기는 등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만, 과세관청은 '다만' 이하 비과세 예외조항에 근거해 각기 다른 업무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법조항은 개정되기 이전엔 '회사의 정리 또는 특별청산'에 관해 법원의 촉탁등기가 있는 경우 등록세가 일괄 비과세 됐지만 단서조항 신설로 혼선이 빚어지게 됐다.

이렇다보니 회생기업은 등기할 때 등록세와 관련한 어떤 고지도 받지 못하다, 수년이 흘러 지자체로부터 세금폭탄을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개정된 지방세법은 (등록세를 면제하는) 채무자회생법과 명시적으로 반대되는 법"이라며 "회생법원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일하는 기관으로 관련 법에 따라 등기촉탁서도 (비과세)로 보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법인회생이 인가될 경우 현재 해당 기업의 출자전환이 100% 이뤄지고 있어, 출자전환에 과세하는 지방세법은 기업의 신속한 정리절차를 지원한다는 등록세 비과세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법원 관계자는 "(해당 지방세법이) 법인회생에도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개정됐다는 확립된 합의가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다. 회생법원엔 아예 실무지침상으로도 관련 내용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지방세법 개정내용은 채무자회생법에 너무나도 반대되는 내용이라 향후 분쟁들을 거쳐 판례 축적으로 정확한 실무가 정착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세금누락 포착했다며 세수 열 올리는 관청

반면 지자체들은 회생기업에 대한 등록세 과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채무자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행정안전부의 세무담당 공무원들이 매년 모여 과제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어떤 주무관이 한 발표가 등록세 과세논의의 시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춘천지방법원 판결을 발견했고 이에 근거해 회생기업에 과세를 할 수 있겠다는 내용으로, 이 때부터 과세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춘천지방법원은 2017년 '회생기업의 유상증자 등에 따른 등기에 대한 등록면허세 과세여부는 지방세법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등록세를 부과한 지자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일부 지자체들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생기업들의 과세누락분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실제 과세까지 집행하고 있다.

부산에서 회생파산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관청으로부터 등록세를 납부하라는 고지서가 왔다고 상담을 요청하는 회생기업들이 꽤 많았다"며 "서울·경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관련 과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2016년 이후 회생결정이 난 기업들로부터 앞으로 연락이 많이 올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뒤늦은 세금부과에 대해 과세관청은 법원과 등기소로부터 촉탁사실을 통지받은 적이 없어 제때 과세할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회생기업에 사전에 등록세가 부과된다고 고지하는 것 또한 구청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무법인이나 세무대리인 등 각종 전문가들이랑 협의해 법원의 촉탁등기로 회생이 된다"며 "그 때 전문가들에게 (등록세 관련) 안내를 받으시냐 못 받으시냐의 차이인 것 같다"고 했다.

등기가 완료된 이후 등록세 누락을 확인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자체 공무원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관청에서 등록세 미부과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별도 시스템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사하구청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선 등록세 과세가 없다는 이야기에 "과세해야 함에도 (담당 공무원이) 몰라서 안 한 것일 것"이라며 "어떤 직원은 아예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고, 다른 직원은 과세자료 보고 '이건 빠졌네' 하고 뒤늦게 부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의 과세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무신고의 경우 제척기간(일종의 세금유효기간)이 7년이기 때문이다. 법개정이 2016년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개정 직후 회생결정이 나 등록면허세를 무신고한 기업은 제척기간이 지나 세금을 부과할 수도 없다. 한푼이라도 더 과세하려는 관청과 실무지침 개선에 뒷짐지고 있는 법원의 방조 속에 기업들의 애만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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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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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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