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임명안 부결, 술렁이는 법원…"당론정치의 비극"

이균용 임명안 부결, 술렁이는 법원…"당론정치의 비극"

박다영 기자
2023.10.06 15:44

[MT리포트-사법 공백 유감]③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9.2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9.20.

"사법부 수장의 역할과 권한을 고려하지 않은 당론 정치가 초래한 비극이다." (서울 지역 A판사)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61·사법연수원 16기) 임명 동의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법원 안팎에서 사법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입법부의 정치적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야 정치권이 사법부 수장 임명 문제에서조차 정치적 갈등을 이어가면서 사법부 기능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대법원장 자리는 지난달 24일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한 뒤 이날까지 12일째 공석이다. 선임 대법관인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법원 주요 사건을 심리·선고하는 전원합의체는 물론, 신임 대법원장 체제에서 추진하려던 사법개혁 현안도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대법원장은 헌법상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한달 이상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판사는 "대법원장 자리가 비어 있으면 사법부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사건 심리 등에 대한 자질과 균형감을 검증받고 임명되는 대법관과 달리 대법원장은 사법행정 역량과 비전을 검증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선임 대법관이라고 해도 대행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판사는 "국회에서 재판 지연 등의 문제로 사법부를 비판하는데 수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재판지연 문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대법원장이 임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내부에서는 대법원장 없이 오는 10일부터 국정감사를 치러야 한다는 데 따른 부담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그만큼 대법원장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가결해 달라고 총력전을 펼쳤던 것"이라며 "수장 없이 국감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 다툼을 이어가면서 언제쯤 신임 대법원장 임명 문제가 해소될지 가늠키 어렵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국회 일정상으로 보면 이달 27일 국감을 마친 뒤 다음 본회의가 열리는 11월9일 이전에 새로운 후보자를 임명하고 인사청문회까지 마칠 수 있을지부터 미지수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사법부를 책임지는 대법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법원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는 없다"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국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대법원장 임명은 시급한 문제라는 점을 국회에서 좀더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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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박다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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