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야드 쇼퍼백에서 토트백으로 리폼하고 남은 천으로 지갑 추가하셨습니다."
26일 한 명품 가방 리폼 전문 업체의 온라인 게시판에 접속하니 이달 올라온 문의글 100여개가 나타났다. 명품 제품을 수선해 다시 만든 '리폼 제품'은 명품 상표권을 침해한다고 지난달 법원의 2심 판단이 나왔지만 여전히 일부 업체에서 명품 리폼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70만원에 명품 가방 리폼을 맡겼다. '고야드' '루이뷔통' '구찌'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브랜드 제품이었다. 10여년 전 유행하던 큰 쇼퍼백을 최근 인기를 끄는 미니백, 파우치 등으로 수선해 새 상품처럼 만드는 식이다. 리폼이 완료되기까지 통상 2~3달이 걸린다.
강모씨(38)는 10년 전 구매한 루이뷔통 에스트렐라를 최근 알마BB 토트백으로 리폼했다. 큰 가방을 작은 가방으로 바꾸니 천이 남았다. 남은 천으로 반지갑과 카드지갑을 만들었다. 강씨는 "유행이 지나서 안 들게 되는 명품을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라며 "내가 맡긴 가방에서 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 리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고야드 쇼퍼백 생루이백을 크기가 작은 미니앙주로 리폼했다는 이모씨(28)는 "손잡이 가죽이 갈라져서 잘 안 들게 됐는데 200만원짜리 가방을 버리고 싶지도 않았다"며 "명품 가격이 매년 비싸져서 새 가방 사기는 부담스러운데 내가 가진 가방 디자인을 바꾸는 것도 문제가 되나"라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달 이같이 오래된 명품 가방을 새 가방처럼 만들어주는 수선 행위가 명품 업체의 상표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특허법원 특별민사항소31부는 지난달 28일 명품 업체 루이뷔통 말레띠에가 수선업자 이경한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등 소송에서 이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A씨는 루이뷔통의 상표가 표시된 가방의 원단을 사용해 리폼 제품을 제조해선 안 되고 루이뷔통에 손해배상금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리폼 제품에 '리폼했음, 재생품임' 등 표시가 없기 때문에 일반 수요자가 해당 제품이 루이뷔통에서 만든 것이라고 오인할 수 있다"고 했다.
판결 이후 수선업자들은 울상이다. 루이뷔통 리폼 문의는 특히 일절 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그 와중에 소비자들 불만 목소리도 업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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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이 낸 소송에서 패소한 이씨는 머니투데이와 만나 "요즘 리폼 문의는 거의 없고 수선 접수만 들어온다"며 "찾아오는 손님들도 '내 가방 내가 고쳐 쓰겠다는데 왜 그러나' '옷 수선도 못 한다는 건가'라며 이해를 못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판결은 개인이 리폼하는 것은 괜찮고 업체가 리폼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며 대법원 상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서 수선업체를 운영하는 강모씨는 "한때는 하루에만 문의가 10건 내외로 들어왔지만 요즘은 2~3건 정도"라며 "소송 같은 예민한 이슈가 있다 보니 루이뷔통 제품은 리폼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M' 업체를 운영하는 A씨도 "요즘 들어 장사가 안돼서 다들 난리"라며 "80%가 일반 수선 문의로 리폼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명품 리폼을 한다고 해도 로고가 새겨진 부자재 등은 쓰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