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안 해"…한동훈·우원식 체포 의혹 부인

윤대통령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안 해"…한동훈·우원식 체포 의혹 부인

심재현 기자, 정진솔 기자
2025.01.21 17:11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 출석 헌정사 최초…"포고령 1호, 국회 해산 명한 것 아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 정치 활동 무력화 의혹과 관련된 비상입법기구 설치를 지시한 적도, 계엄 해제 요구를 의결하려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회 의결을 방해했다고 국회 탄핵소추인 측이 주장하는데 12월 4일 새벽에 내려진 의결을 방해했다고 해도 국회가 그걸로 해제 요구를 못하고 계엄이 쭉 가는 것이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초갑'인데 무리해서 의결을 못하게 한다고 해도 국회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도 의결할 수 있고 그걸 막았다고 하면 뒷감당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것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 행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CCTV를 보면) 군인들이 국회 본청에 진입했는데 직원들이 저항을 하니까 스스로 나가지 않는가, 얼마든지 더 들어갈 수 있는데도"라고 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에 대해서는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회 의결을 막았다는 증언을 모아서 얘기하는데 해제 의결 요구가, 저도 방송을 보고 있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도 '빨리 합시다' 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절차는 밟아야지 않냐' 하면서 국회법에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다"며 "그렇지만 저는 그걸 보고 군을 바로 철수시켰다"고 주장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있냐'고 물은 데 대해선 "없다"고 답했다. 또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준 적이 있는지'에 대한 문 권한대행의 질문에도 윤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쪽지를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을 해제한 후 한참 있다가 언론에 이 같은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다"며 "기사 내용이 부정확한 데다가 이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밖에 없는데 김 전 장관이 당시 구속이 돼있어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용을 보면 내용 자체가 서로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한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는 단순히 음모론으로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한 주장이 아니라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정선거 의혹을 음모론으로 사후에 만든 논리라고 (국회 측이) 주장하지만 계엄 선포 전부터 여러 가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며 "2023년 10월 국가정보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장비 극히 일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를 색출하라는 것이 아니라 선관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스크린할 수 있으면 해봐라, 어떤 시스템이 가동되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가 부정이어서 믿을 수 없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라는 차원이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변론 초반에도 발언권을 구해 "철 들고 난 이후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헌재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사건으로 고생하게 돼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포함해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부 법관을 체포·사살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차기환 변호사는 변론에서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시 결코 정치인과 법조인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한 바가 없고 실제 체포된 이도 없다"며 "한 전 대표를 사살하라는 터무니 없는 지시를 한 바가 없는데 이 같은 황당한 주장을 탄핵소추 사유로 주장하는 부당성에 대해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또 계엄 포고령은 형식적인 것이었을 뿐 실제 집행의사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차 변호사는 "포고령은 계엄의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이지 집행할 의사가 없었고 집행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며 "집행의 구체적인 의사가 없었으므로 실행할 계획도 없었고 포고령을 집행할 기구 구성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1호는 외형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김용현 전 장관이 초안을 잡아 피청구인이 검토·수정한 것"이라며 "굳이 말하자면 국회의 불법적인 행동이 있으면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지 결코 국회의 해산을 명하거나 정상적인 국회 활동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대리인단은 이날 언론기사 등을 제시하면서 포고령의 위법성 등을 주장했다. 국회 대리인단은 또 오는 23일 변론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계엄에 가담한 군 관계자들이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설 때 윤 대통령을 대면하게 되면 증언이 어려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퇴정 조치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탄핵재판이라는 게 형사소송법 절차에 준해서 하는 것이고 제가 직무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며 "이 사건 내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피청구인인 대통령 저 자신"이라고 말했다.

변론에서는 국회와 중앙선관위 CCTV 등 증거조사도 진행됐다. 지난 12월3일 밤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에 착륙해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영장면과 국회 보좌관 등과 계엄군이 대치하는 장면, 계엄군이 선관위에서 선관위 직원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선관위 서버를 촬영하는 영상이 심판정에서 재생됐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재에 한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 도착,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와이셔츠에 짙은 색상의 재킷을 걸친 양복 차림으로 심판정에 출석했다. 이날 변론은 1시간 43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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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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