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조세는 공평과세 원칙에 따라 납세자의 경제적 능력에 비례해 부담 금액이 결정된다. 이를 위해 세법은 재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둔다. 특히 공개되지 않은 비상장법인 주식과 같이 거래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자산에 대해서는 법에서 정한 평가 방법을 적용한다. 여기서 현행 비상장주식의 평가 방법이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치와 같은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의 가치는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하나는 회사의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한 순자산가치고, 또 최근 3년간 평균 순이익을 반영한 순손익 가치다. 이 두 가지를 법정 비율에 따라 가중평균해 주식 가치를 계산한다. 평가액의 70~130% 범위에서는 일부 시장에서 사용되는 다른 평가 방법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이 '제3자 간 거래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 비상장기업 M&A(인수합병) 거래에서는 미래현금흐름할인법(DCF) 등 보다 현실적인 평가 방법이 사용된다. DCF는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 또는 현금흐름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해 합하는 방법을 말한다. 또 증권시장에서 형성되는 주식가격은 산업 특성, 환율·금리 등 경영 환경, 지배구조 등의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상장회사 중 주가가 PBR(주가순자산비율) 1 이하인 경우가 다수이고, PER(주가수익비율)이 20~30배를 넘는 회사에서는 비상장주식 평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 결국 세법상 비상장 주식의 평가 방법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처럼 법에서 정한 거래에만 적용되고 일반적인 거래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특히 비상장 주식은 상장 주식과 달리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팔기가 어렵고 기대 가치도 낮다. 하지만 평가할 때 이런 점이 반영되진 않는다. 이처럼 현행 평가 방법은 시장에서의 실제 거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도 과세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세법은 비상장주식이 실질적인 가치보다 낮은 유동성을 가진다는 점을 인정하는 듯하다. 예를 들어 비상장 주식은 납세 담보로 사용할 수 없고 상속세를 낼 때도 다른 자산보다 뒷순위로만 인정된다. 이는 세법이 스스로 비상장주식의 낮은 유동성과 평가상의 한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정부가 물납으로 받은 비상장주식을 공매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쉽지 않다는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결국 현행 비상장주식 평가 방법이 유지될 경우 특수관계인 간 비상장주식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격 왜곡에 따른 경제적 비효율성, 납세자의 담세력 평가 실패에 따른 공평과세 원칙의 훼손 등이다. 따라서 현실성 있는 평가 방법을 쓰고 주식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액주주 보유 주식의 낮은 매각 가능성을 반영한 할인 요소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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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상속세 과세에서 부동산에 대한 직권 감정평가 적용을 확대한다고 한다. 이것이 납세자를 상대로 손쉽게 세수를 부과 징수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 담세력에 부합하는 공평과세 실현을 위한 정당한 정책임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세법상 비상장주식 평가 방법 등 실질적인 재산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평가 방법에 관해서도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강우룡 회계사는 법무법인 화우의 조세자문팀장으로서, 기업지배구조개편 및 승계관련 조세자문, M&A 거래관련 조세자문, 그 외의 제반 조세자문, 제반 조세쟁송, 세무조사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세무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