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프랑스 국가대표 지네딘 지단 박치기 사건

2006년 7월 10일 새벽. 이탈리아 대 프랑스, 2006 FIFA 독일 월드컵 결승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누가 트로피를 차지할 것인지도 관심을 모았지만, 프랑스 레전드 지네딘 지단 선수의 은퇴 경기이기도 해 축구 팬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은퇴 경기를 10분 남겼을 무렵, 프랑스 팀 주장 지단은 갑작스럽게 이탈리아 선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박치기로 공격해 쓰러뜨렸다. 그는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주장을 잃은 프랑스는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실축, 이탈리아에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가 끝난 뒤 세계 여러 신문의 1면에는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사진이 아닌 지단의 박치기 사진이 장식됐다.
지단은 경기 직후 언론을 통해 마테라치가 본인의 누나와 어머니를 여러 번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마테라치는 처음엔 부인했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지단의 누나를 모욕한 것은 맞지만 어머니에 대한 욕은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마테라치는 지단에 패륜적 농담을 한 것도 모자라 대중에 거짓말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축구 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2017년 마테라치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마테라치에 따르면 그는 당시 경기에서 지단이 선제골을 넣자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지단을 집중적으로 마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기 내내 지단을 전담마크 하면서 두 사람은 잦은 접촉과 몸싸움으로 감정이 격해졌다. 경기 종료 약 10분 전 자신이 지단의 티셔츠를 당겼고 지단은 "그렇게 내 유니폼이 가지고 싶냐, 경기 끝나고 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마테라치는 "유니폼 보단 네 누이가 갖고 싶다"라며 지단의 누나를 매춘부(whore)라고 표현했고 격분한 지단은 박치기로 분노를 표출했다.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장이었던 지네딘 지단은 은퇴 경기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장당했지만, 대회 MVP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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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의 골든볼 수상에 대해 당시 FIFA 회장 제프 블라터는 박치기 때문에 수상을 취소할 수도 있었지만, 그의 공로와 활약을 인정해 대회 MVP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FIFA 측은 지단에게 3260파운드(당시 약 58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마테라치에게는 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2170파운드(약 380만원)를 결정했다.

지단 박치기 장면은 전 세계적인 밈(meme)이 됐다. 각종 광고 장면으로 패러디되는가 하면 동영상과 합성사진이 계속해서 생성됐다. 한 누리꾼은 지단 캐릭터가 여러 명의 마테라치 캐릭터를 박치기하며 나아가는 형태의 '지단 박치기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2012년에는 프랑스 파리에 해당 장면이 동상으로 건립되기도 했다.
지단은 수년간 "내 행동에 후회하지 않는다" "마테라치를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마테라치는 해당 동상을 찾아가 인증샷을 찍는 기행을 보여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지단 박치기는 국내 축구 팬들의 뇌리에도 깊숙이 박혔다.
2007년 MBC '무한도전'에서는 한국을 찾은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선수 티에리 앙리와 만난 박명수가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지단처럼 박치기하는 장면을 연출해 웃음을 안겼다.
당시 월드컵에 참여해 해당 사건을 잘 알고 있는 앙리는 박명수의 모습에 크게 웃으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