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민전 사건 46년만 재심 무죄에 상고 논란…"증명력 따져야"

[단독]남민전 사건 46년만 재심 무죄에 상고 논란…"증명력 따져야"

조준영 기자
2025.07.29 14:3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1979년 있었던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영주씨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내 검찰이 상고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사건 관계자들 진술의 증명력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 재심을 맡았던 서울고검은 지난 16일 상고를 제기하면서 상고 이유서에 "이씨의 일부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제3자의 법정 진술이 있고 이 진술의 증명력에 관한 재심 법원의 법리판단에 대해 상급심의 재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장을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검찰은 이 재심 청구가 타당하다는 취지로 '재심개시 인용 의견'을 제시했고 재심이 개시된 이후에도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구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1979년 10월 남민전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돼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고 '남민전 등에서 활동했냐'는 경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결국 이씨는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남민전은 반유신 민주화운동 등을 목표로 1976년 결성된 지하조직으로 공안당국은 1979년 서울시내에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남민전 활동에 국가보안법 혐의 등을 적용해 80여명을 검거한 바 있다. 유신 말기 최대 공안사건으로 불렸으며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김남주 시인 등이 관련 사건으로 투옥됐다.

40여년이 흐른 지난해 1월 이씨는 수사기관의 고문과 폭행 등으로 허위자백을 했고 이를 근거로 유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재심을 신청했고 같은해 12월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박정운·유제민)는 지난 10일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남영동에 끌려간지 46년 만이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진술서 등의 증거는 수사기관에서 불법 구금, 고문, 가혹행위 등으로 인한 나빠진 심리상태의 여파로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인정할 수 있는 증거에서도 피고인이 반국가단체 활동으로 강도예비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고 밝혔다.

재심 재판부가 "법원을 대신해 사과한다"며 피해자에게 허리를 숙인 반면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국가의 폭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의 상고를 지적하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질의에 "모든 사건에 대해 기계적으로 항소하고 상고하는 과거의 관행에서 검찰이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남항소, 남상고로 특히 국가의 잘못된 행위로 받은 피해에 대해 다시 2차 가해를 하고 한편에서 국가는 또 소송수행에 따른 여러 비용이 추가로 든다"며 "이런 문제들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하라고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상고취하를 검토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구체적·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지휘는 극도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이 사건 상고 취하 여부는 검찰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적절히 판단해 대응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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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안녕하세요. 기획실 조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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