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4개월간 마약사범 5109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마약 범죄 확산에 따라 △'마약범죄 대응 TF' 구성 △마약 수사 전담 인력 확충 △가상자산 전담 추적·수사팀 신설 등 특단의 대책도 마련했다.
경찰청은 4개월(3월 1일~6월30일)간 마약류 범죄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 결과 마약사범 총 5109명을 검거하고 이 중 964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검거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86명 증가했고 구속은 10명 줄었다.
검거된 마약사범을 보면 △향정신성의약품(필로폰, 합성 대마 등) 4151명 △마약(양귀비, 코카인 등) 530명 △대마(대마초, 해시시오일 등) 412명이다.
투약자 등 단순 사범은 전년 동기 대비 271명 증가했지만 판매·유통 등 공급 사범은 185명 감소했다. 경찰은 마약이 최근 비대면(택배·던지기 수법 등) 방식이나 가상자산·보안 SNS(소셜미디어)로 유통되면서 상선 추적단서 확보 난도가 상승했고 판매자 한 명이 다수 구매자에게 유통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 특성이 함께 영향을 미쳐 공급 사범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1465명)보다 413명 증가했다. 전체 마약사범 내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인터넷 접근성이 좋은 10~30대 청년층 검거 비율이 전 연령대 중 61.8%를 차지했다. 의료용 마약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8% 증가했다. 외국인 마약사범은 734명 붙잡았다.
이른바 '클럽 마약'(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은 전년 대비 약 4배에 달하는 153㎏을 압수했다. 해당 마약류는 대부분 국제택배 또는 인편으로 해외에서 대량 밀반입된 후 국내에서 소분해 유통됐다.

이처럼 마약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은 특단의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마약범죄 대응 TF를 구성해 예방부터 치료 및 재활까지 전방위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합동 대응 체제를 가동한다. TF는 △마약 조직범죄수사과 △강력범죄수사과 △경제 범죄수사과 등 경찰 내 8개 유관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전국 경찰서 형사팀 중 78개 팀은 마약 수사 전담 인력으로 재배치하고 시·도청 국제범죄수사팀(27개팀)은 외국인 마약류 범죄 대응에 집중하는 등 전담 인력을 2.5배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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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개 시·도청에는 가상자산 전담 추적·수사팀(가상자산팀·41명)을 신설해 마약 유통자금을 차단하는 등 수사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해당 팀은 온라인 마약 시장의 자금흐름을 분석해 공급망 실체를 파헤치고, 거래대금 결제 및 자금세탁을 대행하는 불법 가상자산 거래를 집중 단속한다. 또 불법 자금 환수까지 전담할 방침이다.
국제공조 활동에도 힘을 쏟는다. 국제 마약 수사 콘퍼런스(ICON)를 개최하고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아태지역 마약법 집행 회의'를 공동 개최하는 등 교류 채널을 지속해서 확장한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아시아 마약범죄 대응 실무협의체(ANCRA)'를 활성화해 국제 합성 마약 생산지이자 마약사범 주요 도피처인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감시망을 철저히 한다.
수요 차단을 위해 예방·홍보 활동에 나선다. 클럽 등 유흥가와 외국인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가시적 현장점검 및 단속을 펼쳐 마약류 범죄 경각심을 제고한다. 식약처 및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협업해 수사팀과 재활 기관 간 연계 시스템을 구축한다.
한국형 위장 수사가 신속 도입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국회에는 '위장 수사 도입'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개정 법안이 계류 중에 있다.
경찰은 하반기에도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단속 기간은 오는 18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다. 단속 유형은 △온라인 마약시장 △의료용 마약시장 △클럽·유흥가 마약시장 △외국인 마약시장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기존 맞춤형 수사와 동시에 경제적 제재와 자금 차단을 병행한다.
온라인 마약 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17 개청에 설치된 온라인 전담팀(82명)을 중심으로 광고 대행, 운반책, 밀반입책, 판매 채널 운영자 등 유통경로 수사에 집중한다. 신규 배치된 가상자산팀은 마약 거래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상자산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의료용 마약 시장은 식약처와 합동점검을 통해 병·의원에서의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처방 및 불법 의료쇼핑 등 유통시장 단속에 나선다. 마약류 2차 범죄(약물운전 등)는 마약류 입수 경로를 추적해 불법 유통 여부를 조사하는 등 단속 강도를 높인다.
클럽과 유흥주점 등 다중 출입장소에서 마약 투약 행위가 이뤄지면 범죄 장소를 제공한 업주 등에 대해 방조 및 장소제공 혐의를 최대한 적용한다. 또 해당 업소는 영업정지 등 처분이 이뤄지도록 행정 처분 통보를 병행한다. 외국인 마약 사건 해결을 위해 외국인 전용 업소 및 유학생 커뮤니티 등에 대한 첩보 수집과 단속도 강화한다.
경찰은 하반기 마약 단속 시기에 맞춰 조직폭력 범죄와 국제범죄 집중단속도 실시한다. 조폭이 개입된 조직적 마약 유통 및 자금 세탁과 해외 연계된 마약 밀반입, 외국인 간 마약 유통 등에 대한 첩보 수집 범위를 확대한다. 폭력조직의 불법 수익 사업과 해외 투자사기 등 범죄를 수사할 때도 범죄 수익금을 추적해 마약 자금과 연결고리를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특단 대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금이 마약류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킬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라며 "검거 보상금을 최대 5억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정이 개정된 만큼 적극적인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