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로 주말 동안 전국 행정·생활 시스템이 멈춰 섰다. 우체국 서비스와 주민등록등본 발급, 공항 탑승 수속, 복지서비스 신청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화재 사흘째인 28일에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365 코너 유리문에 '우체국 금융 장애 발생 안내문'이 붙었다. 문은 열려 있고 내부에 환하게 불도 켜져 있었지만 현금자동입출기(ATM)와 무인우편접수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광화문우체국장은 안내문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우체국 예금·보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며 "입출금 및 이체, ATM 이용, 보험료 납부와 지급 등 모든 금융서비스가 중지된 상태"라고 했다.

시·군·구청 또는 지하철역 등에 위치한 24시간 무인민원발급기가 작동을 멈추면서 주민등록등본을 비롯한 각종 증명서 발급도 불가능해졌다. 부동산 매매계약에 필요한 등본을 출력하기 위해 무인 발급기를 찾은 이들은 대책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포공항에 위치한 무인 발급기에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시설 화재로 무인 민원 발급 창구 일부 발급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다'는 문구가 붙었다.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 이용 시 반드시 실물 신분증을 지참해달라고 안내한 상태다.
신분증을 발급받지 못하는 나이인데다가 여권이 없는 미성년자의 경우 대개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로 신분을 확인한다. 공항 무인 발급기에서 서류를 발급받지 못한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모바일 신분증 인증이 막히면서 공연장 등에서 실물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은 이용객들의 불편도 확산했다. 일부 행사 주최 측은 주민등록증 사진 등 임시 수단을 대체 인증으로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다. DJ 공연을 보러 간 20대 여성 이모씨는 "실물 신분증을 챙기지 않고 모바일 신분증으로 들어가려다 입구에서 신분 확인을 못해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대법원은 부동산·법인 등기부 열람과 발급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등기소 전자신청 과정에서 내국인 실명 확인, 도로명 주소 검색, 행정정보 첨부 문서 연계 등 일부 기능은 중단된 상태다.
경찰의 112 신고 시스템, 형사사법포털(KICS) 등 주요 시스템은 광주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어 정상 작동 중이다. 다만 교통범칙금 납부 시스템이 일시 중단됐다. 무인단속으로 발부된 범칙금과 과태료는 납부 기간 유예를 검토 중이다. 유인단속은 계도 위주로 전환한 상태다.
시민들은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대체 사이트를 SNS(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이날 X(옛 트위터) 이용자는 "민원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으니 대체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며 정상 운영 중인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국세청 홈택스, 국민건강보험 사이트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