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없어 복구 사실상 불가능… 인사처, 하드저장 못해 날벼락
96개 업무시스템 이전 본격화… 민간 사업자에 NHN클라우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로 중앙부처 공무원 업무용 자료저장소인 'G드라이브'가 전소돼 약 12만 5000명의 국가직 공무원의 개인자료가 통째로 소실됐다. 특히 업무용 PC 하드디스크에 자료를 함께 보관하는 다른 부처와 달리 인사혁신처는 규정상 G드라이브에만 정보를 보관해 데이터 복원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화재가 난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7-1전산실의 정부 공통 클라우드 시스템 'G드라이브'가 전소돼 공무원들의 업무용 개인자료가 모두 사라졌다. G드라이브는 중앙부처와 위원회 등 74개 기관에서 12만5000여명(가입자 19만1000여명)이 사용하는 대용량 저성능 스토리지로 '백업'(복제)이 없어 복구가 불가능하다.
임정규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국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G드라이브에는 공무원 업무에 사용하는 정보가 보관돼 있는데 대다수 부처는 PC와 G드라이브를 함께 사용하지만 인사처는 G드라이브에만 정보를 보관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사처는 보안 등 이유로 파일을 업무용 PC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지 않는다. 인사처 관계자는 "인사업무 외에 모든 업무에서 차질이 생긴 상황"이라며 "PC에 임시저장된 1개월치 파일들을 복구하거나 외부 메일, 공문, 인쇄물 등을 통해 업무자료를 복원 중"이라고 말했다.
화재 발생 엿새째인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대전 국정자원의 647개 전체 시스템 중 101개(복원율 15.6%)가 복구됐다. 1등급 업무시스템의 경우 전체 38개 중 21개(55.2%)가 정상화됐다. 정부시스템은 업무영향도, 사용자수, 파급도 등을 고려해 등급이 매겨진다. 복구된 101개를 제외한 546개 시스템 중에선 267개(49%)의 대체수단을 확보했다. 김민재 중대본 제1차장(행안부 차관)은 "복구현장에선 매일 전문업체 576여명의 인력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빠르게 국민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이날 국정자원에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고 시스템 복구·이전 등을 지원해 신속한 장애복구에 나서기로 했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7-1 전산실에서 전소된 96개 시스템 정상화 작업도 본격화했다. 정부는 전소·소실된 96개 업무시스템은 복구 대신 국정자원 대구센터의 민관협력형 클라우드(PPP)로 이전해 재설치하기로 했다. 재설치를 위한 국유재산임대사업자로는 전날 NHN클라우드를 선정했다. 현재 대구센터 PPP에는 삼성SDS,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가 입주해 있다. 모두 국가정보원 보안인증 '상' 등급을 확보한 곳이다. 3곳 중 NHN클라우드와 추가할당 계약을 해 시스템 이전·재설치를 위한 전산실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전소된 96개 업무시스템 정상화에는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차장은 "대구센터 이전을 위한 업체가 선정돼 장비입고를 개시했다"며 "2일 중대본 회의에서 구체적인 PPP 이전계획을 공유하고 4주간의 세부적인 일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화재원인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은 '업무상 실화' 혐의로 화재 당시 리튬이온배터리 이전에 투입돼 작업하다 화상을 입은 작업자와 국정자원 직원 등 4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