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판정 엎기 어렵다" 다 깨진 전망…'적법 절차' 공격 먹혔다

"론스타 판정 엎기 어렵다" 다 깨진 전망…'적법 절차' 공격 먹혔다

안채원, 양윤우 기자
2025.11.18 20:11
김민석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론스타' ISDS 취소 신청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오후 3시 22분경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새벽 1시 22분경에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년 8월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주장 중 일부를 인정해 청구 금액 46억8000만 달러 중 4.6%인 2억1650만 달러(약 2761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정했고, 정부는 같은해 10월 중재판정부가 배상원금을 과다 산정했고 이자의 중복계산 등이 있다며 정정신청을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약 반 년 만인 지난 5월 이를 전부 인용하면서 우리 정부가 물어야 할 배상금이 6억원 가량 감액됐다.  론스타 측은 2023년 7월 한-벨 BIT의 적용범위 및 관할에 대한 판단 오류(월권) 등을 이유로 중재판정부 판정에 취소신청을 제기했고, 법무부도 'ICSID 협약상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법리상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사진=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론스타' ISDS 취소 신청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오후 3시 22분경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새벽 1시 22분경에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년 8월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주장 중 일부를 인정해 청구 금액 46억8000만 달러 중 4.6%인 2억1650만 달러(약 2761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정했고, 정부는 같은해 10월 중재판정부가 배상원금을 과다 산정했고 이자의 중복계산 등이 있다며 정정신청을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약 반 년 만인 지난 5월 이를 전부 인용하면서 우리 정부가 물어야 할 배상금이 6억원 가량 감액됐다. 론스타 측은 2023년 7월 한-벨 BIT의 적용범위 및 관할에 대한 판단 오류(월권) 등을 이유로 중재판정부 판정에 취소신청을 제기했고, 법무부도 'ICSID 협약상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법리상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사진=뉴시스

우리 정부가 론스타와의 13년 악연을 '승소'로 끝냈다. 당초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판정 결과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절차의 위법성에 집중한 우리 정부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론스타 사건 관련 실무를 총괄한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기자들로부터 승소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재 절차 과정에서 적법 절차 위반이 상당히 중대하게 발생했다는 점이 취소위원회에서 한국 정부의 취소 신청을 받아들인 결정적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지난 1월 런던에서 3일 동안의 구술 심리가 있었다"며 "심리 과정에서 취소위원들이 적법 절차 위반에 대해 상당히 많은 질문을 하신 건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약간의 어떤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023년 8월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약 2억1601만달러(약 3200억원)를 지급하라'는 ICSID의 판정에 대해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 법무부가 밝힌 판정 취소 신청 사유는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유월(월권)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不)기재 등 세 가지였다. ICSID 협약은 △중재판정부 구성 흠결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유월 △중재인의 부패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기재를 취소 사유로 명시한다.

특히 법무부는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판정부가 국제법상 인정되는 기본적인 절차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경우, 이는 위법한 판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 국제상업회의소 상사 중재 판정문'을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판정부가 정부의 변론권, 반대 신문권 등을 박탈했다는 것이 법무부 측 논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 사건 일지/그래픽=최헌정
론스타 사건 일지/그래픽=최헌정

법조계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ICSID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1972년 첫 사건 이후 지난 6월까지 ICSID가 내린 중재 판정 503건 가운데 판정이 취소되거나 부분 취소된 사례는 25건으로 약 5%에 불과했다. 이 중 우리 정부와 론스타 사이 분쟁처럼 전부 취소된 경우는 겨우 8건으로 전체의 약 1.5%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안정혜 법무법인 율촌 국제법무팀장은 "판정이 취소되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라며 "취소 자체가 사실은 내용이 잘못돼 취소되는 경우는 정말 극히 드물고, 대체로는 절차적 하자로 취소되는 경우가 좀 더 많다"며 "예컨대 판정부가 어떤 절차를 잘못 진행했다, 가령 정당한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채로 진행을 했다거나 당사자에게 충분한 방어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류"라고 설명했다.

김샘 (Sam Kim) 법무법인 화우 외국변호사는 "국제중재에서 판정을 뒤집기 위해 제기되는 가장 흔한 챌린지 중 하나가 정당한 법 절차 위반(due process violation)"이라며 "보장된 법률적 권리, 다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침해가 있었다거나, 절차적으로 뭔가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중재판정 취소 자체가 흔하지 않고, 특히 이번처럼 ICSID 안에 설치된 위원회가 ISDS 판정을 다시 봐서 취소한 경우는 각국 법원에 가서 취소를 구하는 것보다도 확률이 더 낮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결과는 정부 쪽에서도, 국제중재 실무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모든 공을 법무부 실무진에게 돌렸다. 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1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부재하고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법무부가 일사불란하게 일을 했다"며 "법무부가 흔들림 없이 잘 대응을 하고 최종 구술 변론까지 해서 중재재판관들을 잘 설득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한국 정부에 46억80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10년 만인 2022년 8월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주장 중 일부를 인정해 우리 정부가 청구 금액 46억8000만 달러 중 4.6%인 2억165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우리 정부는 같은 해 10월 중재판정부가 배상원금을 과다 산정했고, 이자 중복 계산 등이 있었다며 정정신청을 냈다. 중재판정부는 이를 전부 인용해 우리 정부가 물어야 할 배상금은 2억1601만8682달러로 줄었다. 이후 론스타와 우리 정부 모두 해당 판정에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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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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