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민중기 특별검사의 편파 수사 의혹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이 수사 대상인지부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경찰에 재이첩할 경우 수사기관 간 '떠넘기기 논란'이 벌어지고 수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18일 "(특검 편파수사 의혹 사건이) 수사 대상이 되는지 검토 중"이라며 "특검 검사가 공수처법상 검사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국민의힘이 민 특검과 수사팀을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수처로 넘겼다. 경찰은 고발 대상에 특검 파견검사가 포함된 점 등을 들어 공수처 이첩 필요성을 밝혔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검사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고 공수처 외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 하지만 특검이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은 없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현행법상 특검이 공수처 수사 대상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법 해석의 논란을 없애기 위해 특검도 수사 대상으로 특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오 처장은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국회 위증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하지 않고 수사를 뭉갠 혐의로 순직 해병 특검과 소환 일정을 조율하던 때였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수사기관 간 사건 떠넘기기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수처가 민 특검 수사에 나섰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정치권에서 무리한 수사 또는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어 부담이 커서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을 경찰로 재이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경찰 재이첩 가능성도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거기까진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수사 관할 판단이 길어지면 실체 규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지금처럼 검토 단계가 길어지면 결국 어느 기관도 실질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공백이 생긴다"며 "나중에 재이첩이 이뤄지면 그 사이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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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수사 의혹은 통일교 정치권 로비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민 특검팀이 지난 8월 통일교 3인자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민주당 인사들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해당 의혹에 연루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인사들도 정치자금법 위반·뇌물수수 혐의로 고발됐다. 윤 전 본부장은 전 전 장관에게 2018년~2020년 현금 수천만원과 명품 시계 2점을 주면서 한일 해저터널을 청탁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전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