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근거 만든다…"재판부 무작위 배당"

대법,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근거 만든다…"재판부 무작위 배당"

조준영 기자
2025.12.18 14:43

(종합)

대법원이 형법상 내란·외환죄와 군형법상 반란죄 등 이른바 '국가적 중요사건'을 전담해 집중심리하는 재판부 설치를 위한 근거를 만든다.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18일 열린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공개한 예규 제정안에 따르면 각급 법원장은 전담재판부를 설치할 수 있고 전체 판사회의 심의 등을 거쳐 국가적 중요사건을 다루는 전담재판부의 수를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국가적 중요사건'은 내란·외환죄와 군형법상 반란죄 사건으로 사안의 내용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파장이 매우 크고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며 신속하게 재판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사건을 말한다.

특히 사건 배당은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무작위 배당을 하되, 대상사건을 배당받은 재판부를 전담재판부로 지정키로 했다. 별도의 재판부 추천작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전담재판부로 지정된 경우 기존에 심리하고 있던 사건은 전부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심리 사건의 시급성과 업무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일부 사건은 재배당하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중요 사건의 관련사건 배당은 관계 재판부의 협의를 거쳐 실시한다. 관련사건을 배당하는 경우 외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담재판부에 새로운 사건을 배당하지 않기로 했다. 법원장은 전담재판부가 대상 사건을 신속하고 충실하게 심리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예규는 10일 이상의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시행되며 국가적 중요 사건 항소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시행될 예정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가적 중요사건 재판의 신속, 공정한 진행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 우려에 대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의 예규"라며 "이 예규를 통해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등의 절차지연 없이 종전부터 적용돼 오던 사무분담과 사건배당의 무작위성, 임의성 원칙을 유지하면서 신속, 공정한 재판 진행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법원장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등에선 국회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관련해 위헌 우려 등을 제기하며 내란전담재판부 법안 통과에 앞서 사법부 스스로 조처를 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기존에 검토하던 방안에 서울고등법원의 요청을 더해 예규안을 마련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3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수정안은 위헌 논란이 컸던 재판부 외부 추천권을 철회하고 법원 내부의 판사회의와 법관대표회의로 추천통로를 단일화했다. 이후 대법관 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재판부를 임명하는 식이다. 또 전담재판부의 적용시점도 1심이 아닌 2심으로 늦췄다.

대법원이 추진키로 한 전담재판부 예규 제정안도 내란 등 중요사건 2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시행될 예정인 만큼 민주당 입법안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재판부 추천여부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 측은 추천절차 없이 무작위 배당을 하는 이유로 '재판의 공정성'을 언급하면서 우회적으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입법안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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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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