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폭력 신고 '10만건' 역대 최대인데…입법공백은 여전히 '제자리'

교제폭력 신고 '10만건' 역대 최대인데…입법공백은 여전히 '제자리'

민수정 기자
2026.03.19 16:34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건수./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건수./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교제폭력 신고 건수가 연간 10만건을 넘어섰지만 이를 직접 규율하는 별도 법안은 여전히 공백 상태다. 최근 발생한 '남양주 살인 사건'을 계기로 교제폭력 관련 입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제 폭력 관련 112 신고는 총 10만532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8만8394건) 대비 19% 늘었다.

현행법상 교제폭력 사건은 가·피해자 관계와 폭력 유형에 따라 △형법 △가정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등이 적용된다. 교제폭력을 직접 규율하는 법안은 없다. 현행법으로 교제폭력을 규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교제폭력처벌 특례법 등의 입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교제폭력처벌 특례법은 교제폭력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절차를 전반적으로 규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에는 '교제폭력' 정의를 추가하거나 교제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절차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친밀한 관계 전반에서 발생하는 폭력범죄에 차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도 있다.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은 입법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제폭력처벌 특례법은 교제 폭력을 새롭게 정의하고 범죄 특성을 반영한 처벌 절차와 보호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필요성에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입법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러 안건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상임위원회 논의조차 끝마치지 못한 상태다.

교제폭력 '10만건'…"법·제도 손봐야"
삽화_스토킹_미행_추행_감_엿봄_범죄_범인
삽화_스토킹_미행_추행_감_엿봄_범죄_범인

전문가들은 입법공백이 길어질수록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수사기관의 대처가 어렵다는 점에서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윤정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 수사기관은 개입할 수 없어 피해자만 그 위험을 혼자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행법에 교제폭력이 포섭되지 않으면 접근금지 등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자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안 마련시 보호조치 등 피해 예방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밀접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수위가 경미해도 같은 대상에 대해 지속·반복될 우려가 있어 임시조치나 잠정조치가 마련된 것"이라며 "이런 조치들에 대한 절차적 정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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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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