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 현장 검증…"범행 불가 환경" vs "CCTV 사각지대 있어 가능"

색동원 현장 검증…"범행 불가 환경" vs "CCTV 사각지대 있어 가능"

이혜수 기자
2026.05.15 19:43
엄기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부장판사와 이웅희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검사, 색동원 전 시설장 김씨 측 변호인 등이 15일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2층 거실에 모여 현장 검증에 나섰다. 엄 부장판사는 색동원 야간 당직자가 근무할 때 사용한다는 의자에 앉아 시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엄기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부장판사와 이웅희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검사, 색동원 전 시설장 김씨 측 변호인 등이 15일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2층 거실에 모여 현장 검증에 나섰다. 엄 부장판사는 색동원 야간 당직자가 근무할 때 사용한다는 의자에 앉아 시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색동원 시설 내부에서 여성 입소자들을 상대로 성폭행 등의 범행을 벌이는 것이 가능한지 판단하기 위해 법원이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현장에선 CCTV(폐쇄회로TV) 사각지대가 존재하는지 등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15일 오후 인천 강화군 인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 김모씨의 성폭력처벌법·장애인 복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피고인인 김씨 측이 지난달 24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색동원 시설 구조상 당직자 눈을 피해 이런 일을 할 수 없다"며 현장 검증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법원·검찰·피고인 측·피해자 측 4자가 대면했다. 사건을 심리하는 엄기표 부장판사를 비롯해 이웅희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검사, 피고인 김씨 측의 변호인 2명, 피해자들 측의 변호인 2명 등이 참석했다. 구속 상태인 김씨는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엄 부장판사 등은 색동원 시설 입구부터 3층까지 한 층씩 올라가며 검증을 시작했다. 색동원 시설 1층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위치한 원장실에 직접 앉아 시설장이었던 김씨의 업무 공간을 살펴봤다. 원장의 책상 앞엔 시설 내 설치된 CCTV 화면이 배치돼 있었다.

엄기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부장판사와  이웅희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검사, 색동원 전 시설장 김씨 측 변호인이 15일 색동원 원장실에 설치된 시설 전체 CCTV 화면을 보고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엄기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부장판사와 이웅희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검사, 색동원 전 시설장 김씨 측 변호인이 15일 색동원 원장실에 설치된 시설 전체 CCTV 화면을 보고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이날 검증에선 CCTV를 두고 팽팽한 주장이 대립했다. 피고인 측은 "CCTV가 모든 공간에 설치돼 있고, 당직자들이 밀착해 이용자들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 측은 "CCTV 설치 위치를 정하고 최종 관리할 수 있는 결국 김씨이므로 무의미하다"고 맞섰다.

피해자 측도 "범행이 발생한 방 안에는 CCTV가 없다"며 "현재 시설 내 8대를 추가로 설치했으나 그 전엔 사각지대가 더 많았을 것이므로 그 안에서 범행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각지대 없이 CCTV 녹화가 다 이뤄졌다면 피해자 측에서 영상을 요구할 때 왜 안 찍혔다고 거부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김씨 변호인은 야간 당직자가 늘 입소자들을 밀착 감독하기 때문에 범행이 벌어질 수 없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2층과 3층 거실 가운데엔 야간당직자가 근무할 때 앉아있는 의자가 있었고, 그 주변으로 입소자들이 잠을 자는 공간인 4~5개의 방이 나있었다.

김씨 측은 이 같은 구조를 근거로 김씨가 방에서 범행을 저지를 수도 없으며, 입소자들이 공용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면 거실에 있는 야간 당직자가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색동원 직원 A씨는 "입소자들 취침 시간인 오후 9시 이후 1시간마다 잠을 잘 자고 있는지, 위험 상황은 없는지 1시간마다 확인한다"며 "방 문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는다"고 했다.

엄 부장판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당직자가 실제 근무할 때 사용하는 거실 의자에 앉아 시야를 확인했다. 또 입소자들의 방에 들어가 야간 당직자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인지 등을 살펴봤다.

엄기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부장판사가 3층 복도 창문 앞에서 2층 정원에서 소리를 지르면 어느 정도로 들리는지 확인하고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엄기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부장판사가 3층 복도 창문 앞에서 2층 정원에서 소리를 지르면 어느 정도로 들리는지 확인하고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김씨 변호인은 구조상 범행 시 소리가 들릴 수밖에 없다며 시설 내 범행이 불가하다고도 주장했다. 색동원 시설 구조는 2층 중앙정원이 있고 3층 천장까지 뚫려 있는 구조였다. 중앙정원은 2층 식당과 공간이 이어졌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씨 측 변호인이 2층에서 소리를 지르고 3층에서 엄 부장판사와 이 검사 등이 소음 정도를 확인해보기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겨울 범행 시에 창문을 닫아놓고 지낼 뿐 아니라, 야간 당직자는 거실에서 근무하므로 소리가 나더라도 못 들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부장판사는 이 밖에도 김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나간 것으로 파악된 식당 내부와 기숙사로 이어지는 뒷문 등을 살펴봤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법정에서 다음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엄 부장판사는 현장 검증을 마치고 색동원 시설 앞에서 취재진에게 "앞으로 법정에서 재판하면서 피해자의 의사, 진술 내용이 어떻게 하면 잘 반영될지 방안을 모색하며 진행할 계획"이라며 "재판이 변론 중심주의에 따라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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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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