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조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를 담합한 혐의를 받는 전분당사 대상의 임원 측이 첫 재판에서 담합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판사 박찬범)은 2일 김모 대상 사업본부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사업본부장 측은 이날 공판에서 "다른 업체와 담합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와 공모했단 혐의는 부인했다.
김 사업본부장 측 변호사는 "임 대표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며 "임 대표와 공모했는지 여부를 공소사실에서 제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 대표와 공모했는지 여부는 임 대표의 재판에서 다퉈야 한다고 했다.
이에 검찰 측은 "(김 사업본부장이) 공범에 대해 같이 담합에 가담했다는 취지여서 제외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이어 "김 사업본부장은 본인 조사에서 임 대표가 담합 관련 보고 사실을 알고 있다 자백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3일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공판기일엔 구속 상태인 김 사업본부장에 대한 보석 심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분당 담합 의혹은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업체가 8년에 걸쳐 10조원 규모의 가격 담합을 했단 내용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간 전분당 제품의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10조152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식료품 담합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의 담합행위로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담합 전과 대비해 전분 가격은 최고 73.4%, 당류 가격은 최고 63.8%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물엿·과당·올리고당 등이 전분당이다. 과자·음료·유제품 등을 만들 때 원료로 쓰여 식료품이나 산업품 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
검찰은 지난 4월 대상·사조CPK·CJ 제일제당 법인 3곳과 각 회사 전·현직 임직원, 전분당협회장 등 총 25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법인 3곳을 제외한 22명 중 김 사업본부장은 구속기소됐고 나머지 21명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