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선상에 오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전 국가정보원장)이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6일 조 전 실장, 윤 전 대통령 등의 범인도피 혐의 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조 전 원장을 상대로 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는 조 전 원장을 비롯해 윤 전 대통령과 장호진 전 외교부 차관이 출석했다.
조 전 원장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이 수사를 언급하며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에 임명하란 지시를 했는지' 묻자 "없었다"고 답했다. '공수처 조사를 막으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질문에 대해선 "없었다. 그 때는 이미 국가안보실장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도피하도록 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이 밖에도 유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과 조 전 원장 사이에 이 전 장관을 공수처 수사로부터 도피 시키잔 대화가 있었는지' 묻는 데 대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은 한국과 호주 사이에 방산·안보 협력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엔 윤 전 대통령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변론 종결은 오는 24일로 예정됐다. 결심공판에서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이뤄질 방침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등은 채 해병 수사 외압 사건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 대상이었던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하게 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태용 전 원장, 장호진 전 차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낸 것이라고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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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피고인들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인사 검증 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행사에 이를 고의로 부실하게 진행되도록 하고,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이를 해제한 혐의를 받는다.
호주대사 범인도피 사건은 이 전 장관이 채 해병 순직 사건의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올랐음에도 2024년 3월4일 호주대사에 임명되면서 대통령 등이 이 전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상태였지만 외교부는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고 같은 해 3월8일 출국금지가 해제됐다. 이 전 장관은 3월10일 호주로 출국했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11일 만에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명분으로 귀국했고 3월29일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