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투자 손실을 호소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생활자금이나 주택 매매대금뿐만 아니라 빚까지 끌어다 투자한 사례도 등장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14일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 주식 투자로 거액을 잃었다는 이른바 '손실 인증'과 고민 글이 이어졌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급락하며 7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10.70% 하락한 25만4500원, SK하이닉스는 15.37% 떨어진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누리꾼 A씨는 '주식으로 사고 친 남편'이란 제목의 글에선 남편이 주택을 매도 한 뒤 받은 잔금을 몰래 주식에 투자해 절반가량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열흘 전 집을 팔아 잔금을 받았고 새집을 구할 때까지 예금으로 돌려두자고 했다"며 "당시 남편이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때 알아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2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남편이 잔금을 주식에 투자해 절반을 날렸다"며 "처음 들었을 때는 그럴 수 있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어 숨이 막힌다"고 털어놨다. 주식은 아직 매도하지 않아 손실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A씨는 보유할지 손절할지를 두고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이사 계획을 세우며 치열하게 토론했던 지난날이 모두 의미 없어졌다는 상실감이 든다"며 "평소 재테크 이야기를 활발히 했고 어느 정도 고점에서 현금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사고를 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결국 "남편에게 슈퍼카 한 대를 뽑아줬다고 생각하겠다"며 "앞으로 돈 관리 주도권을 넘겨받고 맞벌이로 손실을 메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은 주식과 가상자산을 반복해서 사고파는 과정에서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33세라고 밝힌 B씨는 '투자 실패로 죽고 싶다'는 제목의 글에서 "거의 1억원가량을 날리고 빚도 3800만원 정도 있다"며 "코인과 주식을 사고팔다가 전 재산을 다 날렸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을 꿈꿨는데 앞으로 혼자 살아야 할 것 같다"며 "너무 우울하고 삶을 살기가 싫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누워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2만5000건을 넘겼고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돈은 다시 벌 수 있다", "아직 30대 초반이라 다시 시작할 시간이 있다", "인생은 길다"며 B씨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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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한 주식 투자에 전 재산을 넣고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상품까지 이용했다가 손실을 본 사례도 등장했다. C씨는 "(최근)뒤늦게라도 투자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큰 돈이 사라질 상황"이라며 "연봉도 적고 집도 가난해 사실상 전 재산인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C씨의 삼성전자 단일 종목 레버리지 손실률은 45% 정도다.

게시물에 첨부된 계좌 화면을 본 누리꾼들은 C씨가 일반 주식뿐만 아니라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상품에도 투자한 것으로 판단했다. 댓글에는 "우선 신용거래부터 정리해야 한다", "처음 하는 투자에 빚과 레버리지를 함께 쓰면 위험하다",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이 커질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이 밖에도 커뮤니티에는 "주식으로 5000만원이 날아갔다", "없어지면 큰일 나는 돈으로 투자하니 멘털 관리가 되지 않는다", "반도체주를 고점에 사 3000만원을 잃었다", "아파트 매수 중도금을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에 넣은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글이 잇따랐다.
특히 주가가 상승할 때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레버리지 상품이나 신용거래를 사용한 투자자들의 피해 호소가 두드러졌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은 모두 상장 이후 최저가를 새로 썼다. 일부 상품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