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 과중을 호소했던 서울고법 소속 법관이 청사 내에서 숨진 일을 계기로 만들어진 업무부담 경감 태스크포스(TF)가 경력이 많은 판사들에게 사건을 덜 배당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업무부담 경감 TF는 최근 인력 증원·사건배당률 조정 등 판사들의 업무를 줄일 방안과 관련해 논의한 내용을 고법판사들에게 공개했다.
먼저 판사들의 동의를 거쳐 '재판장이 가능한 고법판사'들의 사건배당률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재판장이 가능한 고법판사들에게 10건의 사건을 주심으로 배당했는데 고등법원 부장판사처럼 8건을 배당하는 식이다. 서울고법 소속 법관들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재판장이 가능한 고법판사 △고법판사로 나뉜다.
고법 부장판사는 2021년 폐지돼 신규 임용이 불가능하지만 법원조직법 부칙에 따라 기존 직위를 유지하면서 재판장이 될 수 있다. 재판장이 가능한 고법판사들은 법조경력 22년 이상의 고법판사나 20년 이상의 고법판사 중 고법에 3년 이상 근무한 판사들이다.
고등법원 합의재판부는 판사 3명으로 구성되고 각 사건마다 판사 한 명이 주심을 맡는다. 모든 재판부는 대등재판부로, 직급에 상관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사건을 심리하고 합의로 결론을 내게 된다. 다만 사건을 배정받은 주심은 판결문을 쓰는 등 역할이 더 많아진다.
TF는 재판장이 가능한 고법판사들에게 사건 배당율을 낮추기 위해선 서울고법 재판연구원과 고법판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결론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연구원은 사건 기록 검토·법률 쟁점 조사 등 역할을 맡아 판결문을 작성에 실질적 도움을 준다. 올해 기준 재판연구원 정원은 574명이고 각 법원에 배치되는 인력은 조금씩 다르다. 고등법원 소속 판사는 현행 법관인사규칙에 따라 상당한 법조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지원을 받고 법관인사위 심의를 거쳐 보임된다. 고법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방법원 등으로 전보되지 않는다.
다만 이번 방안이 판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타 법원 역시 격무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서울고법에만 인력을 몰아줄 수 없어서다. 결국 판사 총 인력이 늘어나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판사 정원은 2012년 2844명 대비 2026년 3384명으로 약 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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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고법 업무부담 경감 TF는 지난 4월 서울고법 소속이었던 신종오 부장판사가 사망한 뒤 발족했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주변에 업무 과중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판사들 안식년을 보장하고 고충 소원수리 제도, 판사들 심리 치료도 검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