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도 '여름철 불청객' 모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주요 서식지인 산지와 강가 등에서도 장시간 머무르는 게 아니라면 모기와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갑작스레 찾아온 기온 40도 내외의 극한 폭염 등이 여름 모기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각종 전염병을 옮기거나 피를 빨아 불편함을 유발하는 모기는 대표적 해충으로 꼽힌다.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든 건 우리 삶에 긍정적이나 여름 모기만 감소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보건 당국에선 여름 모기가 줄어든 만큼, 모기의 활동 기간이 과거와 달리 가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방역 대책 등을 고심 중이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매개체 감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여름에는 모기 개체 수가 평년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올해 27주 차(6월28일~7월4일) 모기 지수는 119.1개체로 집계됐다. 모기 지수는 하루 동안 채집기 한 대에 평균적으로 채집된 모기 수를 뜻한다.
이는 전년 동기 모기 지수(47.6개체)보다 2.5배가량 높은 수치였다. 올해는 봄부터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 탓에 모기 활동 시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모기 지수 수치가 높게 나오면서 올여름 모기에 의한 피해가 잦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갑작스레 극한 폭염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예측과 반대로 모기 활동량이 크게 줄었다.
올해 31주 차(7월26일~8월1일) 모기 지수는 39.6개체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만에 여름 모기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이 수치는 평년(50.5개체)과 비교해도 10.9개체 적은 것으로, 올여름 모기를 보기가 예년보다 어려웠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건 당국은 올여름 모기가 감소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극한 폭염을 꼽았다. 모기는 기온 25~35도 환경에서 활발하게 번식 및 활동하는데, 7월 동안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모기의 개체 수 증가를 어렵게 만들었다.
모기는 35도 이상 기온에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화한다. 이때 모기 자체의 번식 활동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고온에 의해 물웅덩이가 빠르게 말라붙으면서 모기가 산란할 수 있는 장소가 동시에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한 달 가량 생존하는 모기 성충의 수명도 폭염 속에선 2주 정도로 크게 줄어든다.
다만 폭염이 물러나고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가을 모기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 당국도 올여름 모기가 보이지 않았던 건 일시적 현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8월 말부터 9월까지 모기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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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모기가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모두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모기들은 더위가 이어지는 동안 시원하고 습한 하수구 등 지하 공간에 숨어있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에 지상으로 일제히 나와 활동을 재개하는 습성을 가졌다.

다가오는 가을, 모기 물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모기가 실내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차단해야 한다. 현관문과 창문 틈새, 방충망 구멍 등을 점검하고 해충 차단 제품을 비치하는 게 좋다. 화분 받침대나 하수구 등에 고인 물을 비워 모기 번식지를 없애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다.
외출 시에는 밝은색 긴 옷을 입는 게 도움이 된다. 산지와 강가 등에 갈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 주는 게 좋다. 오는 10월까지는 모기에 의한 일본뇌염,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동 등에게는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