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식 주차장 철거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려 한 혐의를 받는 원청업체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김정옥 부장검사)는 18일 원청 대표 A씨를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사업부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구속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고는 2024년 3월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기계식 주차장 철거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재하청업체 소속 우즈베키스탄 노동자가 작업 도중 15.7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기계식 주차설비 설치공사는 법적으로 하도급이 제한된 전문공사다. 그러나 A씨는 직접 공사할 인력도 갖추지 않은 채 2023년 11월 설치공사 전체를 다른 업체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를 넘겨받은 하청업체는 지난해 2월 철거 작업을 재하청업체에 맡겼다.
사고가 발생하자 A씨는 노동청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조사에서 하청업체한테 맡긴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함께 공사를 맡은 '공동수급 업체'라고 주장했다. 숨진 노동자가 원청의 하청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을 책임질 의무도 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검찰은 계약서에 적힌 명칭과 실제 공사 방식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서류상으로는 여러 업체가 함께 공사하는 것처럼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원청업체가 다른 업체에 공사를 넘긴 하도급 관계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실제 하도급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A씨가 비용을 아끼려고 안전관리 능력이 부족한 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불법 하도급과 안전관리 책임을 감추기 위해 공동수급 형식의 계약을 맺은 점을 규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