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앞에 방치된 화분을 가져갔다가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7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송승훈·김지숙·석준협)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73)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24년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서울 금천구 한 분식집 테라스에 놓여 있던 화분 3개(시가 총 45만원 상당)를 허락 없이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김씨가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김씨는 재판에서 "분식집이 수개월간 문을 닫은 것처럼 보였고, 식물도 일부 말라진 채 방치돼 있어 버려진 화분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식물 생장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식물을 방치했던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피고인은 주변인 왕래가 왕성한 저녁 시간대에 화분을 수레로 싣고 갔다. 특별히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평온하게 이동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버려진 화분이라고 생각해 절취 고의 없이 가져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다. 화분이 실제 버려진 건지 확인하려는 합리적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없다"며 "다른 사람이 버린 것으로 오인해 취득했다 해도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절도 범의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한동안 가게를 운영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가게 집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고 임대 문구가 붙어있지도 않았다. 버려진 화분이라고 오인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화분이 피해자에게 반환된 점과 피해자가 현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참작했다"며 벌금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