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금체불, 정부가 대신 줬다" 연 402억→791억...96% 급증

"외국인 임금체불, 정부가 대신 줬다" 연 402억→791억...96% 급증

오석진 기자, 양윤우 기자, 정진솔 기자, 이혜수 기자
2026.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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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외국인 300만, 준비됐나(하)

[편집자주]  국내 체류외국인이 곧 3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구 20명 중 1명 꼴이다. 사회 곳곳에서 외국인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을 함께 사는 '이웃'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외국인 100만명 시절의 입국심사, 단속 중심 구조의 행정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해봤다.

"외국인 임금체불 대신 준 돈만 791억"…관리 공백이 불러올 파장

외국인-300만,-준비됐나/그래픽=김지영
외국인-300만,-준비됐나/그래픽=김지영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에 육박하면서 국내 산업과 지역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관점에서 관련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인의 비자·고용·안전·정착을 제때 관리하지 못하면 각종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을 주로 필요로 하는 곳은 △일손이 부족한 국내 기업과 농어가 △학생 충원이 필요한 지방대 △인구 감소에 직면한 지방자치단체 등이다. 국내 산업과 지역사회가 부족한 노동력과 학생을 외국인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외국인에 대한 체류·교육 행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는 이들을 고용한 국내 기업에 돌아간다. 법무부 관계자는 "체류기간 연장이나 취업비자 전환이 늦어지면 기업의 인력 운용에도 차질이 생긴다"며 "숙련된 근로자가 체류자격 문제로 출국하면 기업은 새 인력을 뽑아 처음부터 다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 관리도 필요하다. 임금체불과 열악한 숙소 등의 문제가 방치되면 근로자가 사업장을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체불 조사와 피해 구제, 불법체류 단속·보호·출국 업무에는 정부의 인력과 예산이 투입된다"며 "외국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비용이 외국인 개인이나 고용주의 문제로만 남진 않는다"고 했다.

실제 외국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체불 사업주를 대신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한 대지급금은 2023년 1만8104건, 791억2400만원이었다. 2019년 402억8000만원보다 약 96% 증가했다.

체류 외국인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사회적 부담이 커진 사례는 해외에서 쉽게 목격된다. 스웨덴은 과거 이민자를 대거 수용하며 이들이 특정 지역과 저임금 노동시장에 고립되는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이에 이민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조직범죄가 늘어나고 청소년이 살인과 폭력에 동원되는 등의 문제가 심각해졌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무책임한 이민정책과 실패한 통합이 오늘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다수 거주하는 도시 외곽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거·고용 격차가 장기간 누적되고 있다. 그 와중 2023년 경찰의 교통단속 과정에서 북아프리카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17세 프랑스 청소년이 숨진 사건이 전국적인 소요로 번졌다. 2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학교 243곳과 시청 105곳을 포함한 건물 2508곳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고 차량 1만2031대가 불탔다. 재산 피해는 약 10억유로로 추산됐으며 보험 피해액의 27%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외국인 근로자 보호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이민자 인권·권익팀'을 출범시켜 임금체불과 폭행, 열악한 주거환경 등에 대한 상담·조사·피해구제를 한 조직에서 맡도록 했다. 지난 1월23일부터는 계절근로자를 불법으로 알선·중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전국 출입국관서에 전담 조사관도 지정하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통합교육은 외국인에 대한 특혜나 우대가 아니라 자국민 일상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고 사회적 비용을 낮추기 위한 이민행정"이라며 "외국인정책에 투자하는 것은 외국인을 필요로 하는 국내 산업과 지역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행정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늘면 일자리·임금 줄어든다?"…빅데이터로 '적정 인원' 정한다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2023년 신설한 외국인정보빅데이터팀을 과 단위 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산업별 인력 수요와 임금, 지역 정착률 등을 분석해 적정 외국인 도입 규모와 비자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2023년 신설한 외국인정보빅데이터팀을 과 단위 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분석 인력과 기능을 늘려 데이터에 기반한 이민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비자별 입국·취업·출국 인원 △산업별 인력 부족 규모 △외국인의 숙련도와 임금 △내국인 고용에 미치는 영향 △지역별 정착률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도입 정책은 현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기업이 인력난을 호소하면 외국인 근로자를 늘리고 지방대가 학생 부족을 호소하면 유학생을 확대했다. 농어촌에는 계절근로자를 공급하고 인구 감소 지역에는 지역특화형 비자를 만들었다.

당장의 인력과 학생 부족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외국인 유입이 전체 노동시장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기능이 필요했다. 특정 업종에 저임금 인력이 지나치게 많이 공급되는지, 내국인의 일자리와 임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기업이나 대학이 요청한 인원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외국인 유입의 경제·사회적 영향을 분석할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른바 '계획 이민' 방식을 확대할 방침이다. 계획 이민은 외국인을 받기 전에 필요한 인원과 영향을 분석하고 입국 후에는 실제 취업 여부와 임금, 장기체류율, 지역 정착률 등 성과를 평가해 정책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성과가 낮거나 부작용이 나타난 비자는 줄이고 성과가 우수한 비자는 확대한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인력 부족 규모와 외국인 유입의 영향을 분석해 매년 비자별 적정 발급 건수를 정하고 미리 공개하는 제도인 '비자 발급규모 사전공표제'도 202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실제 유입 인원과 내국인 일자리·임금에 미친 영향을 계속 점검하고 필요하면 발급 규모를 조정하도록 운영 규정도 마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계획 이민은 외국인을 무조건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며 "산업별 수요에 맞는 인력을 적정 규모로 받아들이고, 고용주가 임금과 근로조건을 지키는지, 외국인이 체류·취업 규정을 준수하는지까지 관리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민정책은 '더 받을 것인가'에서 '누구를 얼마나 받아 어디에 취업·정착시킬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 단순한 비자 발급을 넘어 노동력 수급과 임금·산업 경쟁력·지역소멸을 함께 다루는 경제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단독]외국인정책위 5년간 대면회의 1번…"통합 컨트롤타워 필요"

/사진=ChatGPT
/사진=ChatGPT

정부의 외국인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외국인정책위원회가 지난 5년간 대면회의를 단 한 차례만 연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다섯 차례 서면회의는 기본·시행계획을 문서로 심의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의 입국부터 교육·취업·정착까지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정책을 상시 조정하고 결과를 점검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정책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2022년 3월 제26차 회의부터 지난 2월 제31차 회의까지 총 6차례 회의를 열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3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0차 회의만 대면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5차례는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않고 문서로 안건을 심의하는 서면회의였다. 안건은 외국인정책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 과거 시행계획의 추진실적 및 평가 결과였다. 사실상 형식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반면 유일한 대면회의였던 제30차 회의에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등 13개 부처가 참석했다. 대면회의에선 비자제도 개선과 사회통합교육, 외국인 요양보호사 도입 등 여러 부처의 협의가 필요한 정책 현안이 논의됐다.

외국인 정책에는 여러 부처가 관여해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외국인 한 명이 한국에 들어와 정착하는 과정만 봐도 비자와 체류는 법무부, 대학과 유학생 정책은 교육부, 취업과 노동시장은 노부, 산업별 인력 수요는 산업부, 지역 정착은 지방자치단체가 맡는다. 계절근로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관광객은 문화체육관광부와도 관련된다.

각 부처의 목표도 다르다. 교육부와 대학은 유학생 유치에 무게를 두지만 노동부는 내국인 일자리와 임금에 미칠 영향을 우선 살핀다. 산업부와 기업은 필요한 인력 공급을 요구하고 지자체는 외국인이 지역에 정착해 인구와 소비가 늘어나기를 바란다.

정부가 정책을 연결하지 못하면서 엇박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 유학·연수 외국인은 30만명을 넘어섰지만 졸업 후 국내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제조업체 등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해외에서 새로운 외국인 근로자를 데려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학업을 마친 유학생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출국하는 사례가 있는 한편, 인력난을 겪는 기업은 해외에서 새로운 외국인 근로자를 들여오고 있다"며 "두 집단이 모두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공과 기술이 기업 수요에 맞는 유학생을 선별해 인력난 기업과 연결하는 체계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를 차관급으로 높여 인력과 권한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출입국 본부는 현재 체계로 승격된 뒤 20년 동안 인력과 조직 규모가 사실상 제자리여서 급증하는 외국인 관련 업무에 대응하고 여러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 국회에는 본부를 차관급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이민정책을 체계적으로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가 상시 실무 조정을 맡고 국가에 필요한 외국 인력을 누구로, 얼마나, 어느 지역에 받아들일지 주요 쟁점을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300만명에 육박, 인천광역시의 인구 규모로 커졌지만 청와대에는 이민정책을 전담하는 비서관이 없다.

조영관 변호사 및 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은 "이민정책은 입국·교육·고용·정착 업무가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어 정책을 상시 연결하고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 등 기존 회의체만으로는 부처별 정책을 일상적으로 조율하기 어려운 만큼 청와대 수석실이나 전담 비서관이 국가 차원의 방향을 정하고 주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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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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