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음료 투척'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38)가 첫 공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선거에서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이려는 목적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임성철)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교사와 허위 사실 공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후보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공범인 헬스트레이너 A씨(30대·남)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상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A씨에게 자신을 향해 녹차라테 등을 던지게 해 실제 습격을 당한 것처럼 꾸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날 정 전 후보에게 "어린놈이 무슨 시장이냐"는 취지로 말하며 음료 등을 던진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넘어진 정 전 후보는 뇌진탕과 근좌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2019년 헬스장 회원과 트레이너로 처음 만나 개인 훈련(PT)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뒤 친구처럼 지내온 사이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이후 A씨에게 선거 관련 어려움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일 목적으로 자작극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후보는 A씨에게 범행 시간과 장소, 음료 종류 등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했고 A씨는 이를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이후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허위 진술했다. 정 전 후보는 언론 등을 통해 7차례에 걸쳐 일면식이 없는 사람에게 우발적인 습격을 당한 것처럼 알린 혐의도 받는다.
이들의 자작극으로 경찰관 18명이 현장에 출동했으며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분석과 차량 추적, 현장 감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등이 진행됐다. 국가정보원과 대테러협의회까지 사건 대응에 나섰다.

이날 정 전 후보 측은 자작극을 벌였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범행 목적과 고의 등 공소사실의 법률적 구성 요건을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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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후보 측 변호인은 자작극을 벌인 동기에 대해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 부친과의 갈등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벌인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부산시장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은 40%를 넘었지만, 정 전 후보의 지지율은 2~3%에 불과했다. 최종 득표율도 2%에 미치지 못했다"며 "2%의 후보가 당선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보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당황과 두려움 속에서 이 사건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다"며 "자작극을 벌인 것은 할 말이 없지만 구성요건에 해당해 형법적으로 처벌받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정 전 후보가 직접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 경찰 업무를 방해한다는 인식도 없었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자작극에 가담한 사실과 공직선거법상 선거 자유 방해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정 전 후보에게 상해를 입힐 고의는 없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한 것만으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전 후보 측은 범행 동기 등을 밝히기 위해 추후 증인 신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2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양측의 증거 의견을 정리하고 증인신문 대상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 전 후보는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2만7418표(1.56%)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선거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개혁신당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