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몰래 녹음했는데…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을까

상대방 몰래 녹음했는데…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을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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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직장 상사에게 폭언을 들은 A씨는 나중에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상사와 나눈 대화를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했다.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한 B씨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배우자와 다른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녹음하도록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했다.

두 사람의 녹음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A씨의 녹음 파일은 증거로 사용될 수 있지만 B씨의 녹음 파일은 증거로 사용되기 어렵다. 모두 상대방의 동의 없이 녹음했지만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녹음자가 대화 당사자인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인지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가 달라져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대화 당사자 일방의 녹음은 가능하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더라도 원칙적으로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명이 대화하는 자리에서 그중 한사람이 대화를 녹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관련 법에 따라 불법적으로 녹음한 타인 간 대화의 내용이라면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위법하게 녹음한 파일뿐 아니라 이를 문자로 옮긴 녹취록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 내용이 분쟁의 실체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휴대전화나 소지품에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확보한 통화 녹음, 대화 당사자 일방의 부탁을 받은 제3자가 상대방 몰래 녹음한 것 등은 모두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되기 어렵다.

실제로 배우자가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해 배우자와 다른 사람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확보한 녹음 파일과 녹취록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상대방 몰래 녹음한 자료를 재판에 제출하려면 먼저 녹음을 한 사람이 대화 당사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에 제출할 수 있다.

대화 당사자의 녹음이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에 따른 민사상 책임이나 증거의 신빙성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녹음 파일이 실제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되려면 파일의 원본성이나 편집 여부, 녹취 내용의 정확성 등도 따져봐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녹취록을 제출하더라도 원본 녹음 파일을 함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취록은 녹음파일의 내용을 문자로 옮긴 자료이므로 녹음파일의 원본성, 동일성, 편집 여부 및 녹취 내용의 정확성이 함께 문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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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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