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놓고 여야의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수사 부진을 지적하며 판사·검사·경찰 범죄 수사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를 중대범죄수사청이 아닌 공수처에 놔둬야 한다고 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가 판사·검사·경찰 등 수사·기소·재판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범죄 수사에 집중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자는 줄이되 이들을 상대로 수사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넓히자는 구상이다.
김 의원은 특히 중수청이 출범한 만큼 두 기관의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수청이 부패 범죄를 수사하고 공수처는 중수청의 무리한 수사나 정권의 압력에 따른 수사 회피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가장 효율적인 인원과 예산을 가지고 어떻게 부패 범죄에 대응할 것이냐는 걸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도 공수처의 수사 실적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 공수처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판사·검사·경찰의 공적·사적 영역 범죄 수사에 특화하는 것이 공수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어차피 처리도 못할 권한을 쥐고서 왜 그렇게 안 놓으려고 하냐"고 했다.
오 처장은 "권한을 쥐고 안 놓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며 "권력기관 견제와 부패 없는 공직사회라는 설립 취지를 고려하면 사법기관 종사자를 주로 수사하는 기관으로는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오 처장은 또 중수청을 감시하는 역할에 집중하라는 제안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수사를 직접 할 수 없으면서 제대로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중수청이 출범한 만큼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로 대통령·국회의원의 수사권을 공수처에 남겨둬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오 처장에게 '국회의원 수사를 중수청에 맡기는 것이 수사의 독립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에 오 처장은 "매우 동조하고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공수처가 기능을 다했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곽 의원은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공수처를 만들었지만 검찰의 수사권이 없어진 만큼 존재 이유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