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붉은악마, '6만' 나이지리아를 지우다

'400' 붉은악마, '6만' 나이지리아를 지우다

변휘 기자
2010.06.23 05:24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쏘아 올린 첫 원정 16강의 꿈, 그 뒤에는 초록색 응원 물결을 누른 붉은 함성의 주인공들이 있었다.

23일 새벽(한국시간)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 결전을 치른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경기장을 찾은 대한민국 응원단은 대표팀 공식응원단 '붉은악마' 70여 명과 아리랑 응원단 50여 명, 요하네스버그와 더반 교민 300여 명 등 400명 남짓.

반면 나이지리아 응원단은 마치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홈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경기장을 초록색 물결로 가득 채웠다. 더반은 남아공에서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이 때문에 경기에 앞서 대표팀과 붉은악마 응원단에는 '안전 경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7일 나이지리아와 북한과 평가전이 열렸던 요하네스버그 템비사 마쿨롱 스타디움에서는 무료입장권을 받으려는 나이지리아 응원단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이 날 경기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8시30분 경기로 치러져 더반에 상주하는 나이지리아 불법 체류자들이 대거 경기장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날 경기가 초반에는 6만여 명의 광적인 나이지리아 응원단이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리에 '대~한민국!'의 함성이 묻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그라운드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경기를 펼칠 동안 붉은악마는 장외에서 나이지리아 응원단과 또 다른 혈전을 펼쳤다. 박수, 함성, 끝없는 열정으로 무장한 붉은악마는 태극전선의 선전과 함께 6만여 개의 부부젤라 소음을 깨뜨렸다.

결국 6만 명의 압도적인 '인해전술'도 붉은 악마의 열정적인 응원 앞에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다. 태극전사들이 16강, 나아가 8강에서 또 다른 강력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전진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바로 '12번째 선수' 붉은악마와 등을 맞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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